국내 D램업계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사태 및 정보기술(IT) 경기침체 등이 한층 악화된 대외 분위기로 인해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D램부문 설비투자를 축소하거나 투자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투자설명회(IR)를 통해 올해 300㎜ 전용 팹(12라인) 신설 등 메모리부문에 3조29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삼성전자는 12라인 페이즈1 생산시설 구축작업은 마무리단계이나 하반기 완공할 페이즈2는 최근 비정상적인 메모리 가격 폭락과 수요 불안으로 정확한 투자규모와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당초 페이즈3까지 확대 투자하려는 12라인 투자계획을 페이즈2로 마감하고 13라인 투자로 넘어가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투자규모를 하향조정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연초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을 D램 제조설비 업그레이드와 300㎜ 라인 신설 등에 활용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하이닉스도 1분기 들어 메모리 가격이 제조원가 미만으로 추락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따른 자금운용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자, 올 설비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의 올 투자규모는 당초 예상치보다 수천억원이 축소된 1조원 가량에 머무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투자를 촉진할 만한 대형 호재가 출현하지 않을 경우 국내업체들의 D램부문 투자규모는 지난해보다는 증가하겠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