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판 `오버클록` 바람

 시스템버스(FSB)와 메모리 등을 인텔이 정한 규격보다 오버클록시킨 제품이 잇따라 국내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인텔이 공인한 스펙이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안정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으며 고속화된 신제품 판매를 둔화시키는 등 역작용을 불러올 수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만 주기판업체들은 각각 400㎒, 533㎒로 작동하도록 제시된 인텔의 i845D, i845PE 등의 칩세트를 533㎒, 800㎒ 등으로 오버클록시킨 주기판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i845D 칩세트는 DDR 266 SD램을 지원하도록 제작된 제품이나 DDR 333 SD램까지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06㎓ CPU 이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하이퍼스레딩 기술까지 지원하도록 스펙을 높이는 것도 일반화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일부 제품에 한정되던 오버클록 행위가 최근에는 대부분의 주기판 브랜드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달말 국내시장에 선보일 예정인 신형 i845PE 칩세트도 대만업체들은 인텔이 정한 FSB 533㎒를 800㎒로 상향조정하고 DDR 400 SD램까지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의 주기판 생산업체들은 클록제너레이터 등의 부품을 일부 수정하고 전원부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FSB와 메모리 지원 사양 등을 상향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버클록 주기판들의 출시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재고 칩세트를 소진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인텔이 매분기 신형 칩세트를 발표하며 칩세트의 고사양화를 주도하면서 트렌드에 뒤떨어지는 재고 칩세트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텔측에서도 이러한 오버클록 추세를 단속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재고 칩세트 소진을 위해 주기판업체들을 용인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은 향후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 피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오버클록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늘어나고 있다.

 하드웨어 벤치마크업체의 한 관계자는 “인텔 칩세트들의 수율이 좋아 FSB를 오버클록해도 아직까지 제품 안정성에는 별다른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주기판 칩세트의 오버클록은 인텔이 공인한 스펙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정성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으며 신제품 판매를 둔화시키는 등 시장에도 역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