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亞중심국가 건설과 GIS

◆류광현 한국GIS전문가협회장 kkryu21@hotmail.com

 

 참여정부의 12대 국정과제 가운데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이 최근 지리정보시스템(GIS)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GIS란 땅과 바다의 각종 지리정보 즉 건물, 교통, 관광, 지적, 토양, 산림, 해양정보와 지하자원, 전력, 통신, 가스, 상하수도, 지역난방 등 지하 지리정보를 관리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정부에서는 21세기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제고의 일환으로 이미 2000년부터 국가GIS(NGIS) 구축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으며 건설교통부 장관을 NGIS추진위원장으로 정보통신부·행정자치부 등 관계부처 차관을 위원으로 하는 NGIS추진위원회를 조직해 산·학·연·관이 공동으로 디지털 국토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는 정보전의 시대다. GIS가 제공하는 정보는 국가나 기업, 국민 전체의 생활에서 약 70∼80%를 차지한다고 한다. 활용분야는 국방, 토지정보, 물류정보, 교통정보, 도시정보, 새주소정보, 위치정보서비스(LBS), 관광정보, 산림정보(산불화재 감시), 재난재해방제정보, 산업입지정보, 환경정보, 해양정보, 지하지리정보, 입지선정 분석 등 전 산업분야에 걸쳐 다양하다. GIS는 이러한 땅 정보에 대한 종합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가장 유일한 정보체계다. 이것이 참여정부가 지향하는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위해 정부가 GIS산업의 육성과 발전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이에 GIS업계 종사자로서 다음의 몇가지를 정부에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디지털지도 제작을 위한 정부의 예산배정이 증액되어야 한다.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한반도와 주변국가의 국토정보를 체계화한 디지털국토 실현이 최우선과제인데도 불구하고 현재 국가가 보유한 축척별 디지털지도는 예산부족으로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는 현실이다.

 둘째, 지방자치단체 GIS사업에 국가보조금을 100% 지원해야 한다. 현재 건교부가 시행중인 토지종합전산망, 지하지리정보구축사업 등 지자체와 관련한 사업은 국가보조가 50% 정도이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GIS 구축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국가 인프라 구축사업인 GIS사업을 경찰이나 국방과 같이 국가관리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GIS관련 법·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NGIS법, 측량법, 지적법, 국토이용계획법, 토지와 지적, 도시계획 등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GIS 시대에 맞는 현실과 미래를 지향하는 실질적 법제도의 개정 또는 신설이 필요하다.

 넷째, 정부조직의 단일 및 전국화가 시급하다. NGIS는 국가 전반의 업무로 행정조직상 국무를 총괄하는 국무총리실에서 맡는 것이 바람직하며 지형과 지적의 단일화(예, 행자부 지적과와 국립지리원)와 정부내 정보통신 CIO 직제처럼 GIS를 관장하는 GIO를 두는 것이 마땅하다. 또 전문 공무원을 육성하기 위해 행정 및 기술직과 같이 GIS직을 신설하여 국민 서비스 업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국가단위 대규모 사업의 추진으로 GIS산업 육성이 시급하다. 최근 NGIS사업의 규모가 축소되면서 GIS시장이 크게 위축돼 있다. 강력했던 정부의 시장육성 의지가 한풀 꺾이면서 대기업들은 GIS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중소업체들은 GIS사업을 포기하거나 전업을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기도 하다.

 여섯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무상공급이 절실하다. GIS 데이터는 공용재산인 만큼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를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산업진흥의 원동력이 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국가가 보유한 위성영상자료에 대한 일반의 공개는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이 제안들은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한 GIS산업의 과제이면서 동시에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동북아 중심국가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현되는 그날을 위해서 GIS업계도 적극적으로 앞장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