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이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면서 단말기 업체들이 그간 중단해왔던 휴대폰·PDA 등의 공급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이나 SK글로벌이 진성어음의 할인이나 현금결제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검찰 수사발표 이후 SK글로벌 공급물량을 크게 줄이거나 중단했던 단말기업체들이 SK글로벌의 자구안으로 만기도래하는 어음결제가 무리없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 제품 공급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모토로라 등 휴대폰업체들은 대금결제를 의심하지 않은 채 납품에 나서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열악한 PDA 업체들은 SK글로벌의 진성어음이 할인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 어음할인 여부를 확인하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동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대부분 금융권에서는 어음할인을 기피하는 실정”이라며 “채권단이나 정부가 진성어음 할인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최소한 채권단에 들어 있는 금융기관에서만이라도 어음을 할인해주든가, 아니면 SK글로벌이 중소기업들에는 현금결제를 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SK글로벌 관계자는 “현재 1조5000억원 정도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일부 패션기업 등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들에는 현금결제를 해주고 있다”며 “중소 단말기업체들도 자금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면 현금결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글로벌은 지난 96년부터 SK텔레콤 가입자용 통신단말기 유통을 맡아왔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