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병원의 정보수준은 100점 만점에 평균 55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병원정보화는 자동화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인적, 물적자원을 재배치하거나 정보화를 통해 획득된 시간과 자원의 잉여부문을 생산성 향상과 직접 연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사실은 가톨릭중앙의료원 노사협력팀 박명수 팀장이 전국 276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병원정보화 결정요인과 결과요인에 관한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이 연구논문은 병원정보화의 가장 큰 문제로 외형상으로는 투자가 늘고 있지만 전략이 부재해 실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설문에 응답한 94개 종합병원 중 정보화 전략수립계획(ISP)이 없다고 응답한 병원이 60.6%에 달했으며 계획중인 곳은 26.6%, 수립한 곳은 불과 12.8%에 그쳤다.
특히 인터넷 환경하에 고객정보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들은 정보보안에 전혀 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에 따르면 정보보호 마스터플랜 수립을 하지 않았다는 곳이 51.1%에 달하고 계획중인 곳은 28.7%, 수립중인 곳은 20.2%에 그쳐 향후 정보보안 투자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 정보화수준을 보면 인트라넷 구축을 하지 않은 병원이 54.3%에 달하며 지식관리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곳도 무려 94.7%에 달해 병원내부의 정보공유 시스템은 전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은 이를 토대로 종합병원의 정보화 수준은 100점만점에 평균 55점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병원 규모별로 보면 평균 900병상 이상의 병원 정보화수준은 62.5점으로 평균치보다 높으며, 900병상 이하의 병원은 평균보다 낮은 45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정보화 추진시 업무재설계(BPR)를 수행한 병원이 업무효율성 면에서 BPR를 하지 않을 병원보다 12.1%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료수익대 경비 비중이 BPR 수행병원이 21.5%로 미수행병원 26.3%보다 4.8% 낮게 나타나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에 따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병원정보화에는 BPR를 병행해 전체 업무의 재설계와 재배치가 따라야 하고, 활용도를 높여야 그 실효성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박명수 팀장은 “일부 종합병원을 제외하고는 당초 계획대로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병원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보화 투자 자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운 뒤 프로젝트 관리에 신경을 써야 정보화 투자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