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수출에 급격한 부침은 없을듯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걸프전 당시 대중동 전기·전자 수출추이

 이번 이라크전은 지난 91년 발생한 걸프전과 여러 면에서 비교된다. 특히 중동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은 대중동 전기·전자 및 IT수출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쟁 발발 직전·후, 즉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점에는 수출이 크게 위축되는게 정설이다. 하지만 종전을 계기로 이전보다 훨씬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는 전쟁 위기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짐에 따라 전쟁발발 이전 기대물량까지 더해져 나타나는 일종의 누적상승 효과다.

 91년 걸프전 역시 전쟁이 시작된 그해 1월 전기·전자 제품의 대중동 수출은 1900만달러를 기록, 바로 이전 달인 90년 12월에 비해 무려 22배나 감소했다. 하지만 한달여 뒤 미국의 종전 선언을 계기로 대중동 IT수출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종전 8개월만에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바 있다. 표참조

 중동으로 셋톱박스를 수출하고 있는 토필드의 설진영 이사는 “최근들어 전쟁 불가피론이 중동시장에 보편화되면서부터는 중동발 오더량이 눈에 띄게 증가한 바 있다”며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10여년전 당시와 달리 현재 미국경제의 펜더먼털은 종전후 호조건을 실제 상승국면으로 전환시킬 만한 여력이 못된다”며 그 이유로 이미 낮아진 금리, 악화된 재정적자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이번 이라크전은 걸프전과 같이 IT수출의 부침에 급격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보다는 미국업체를 위주로 전개될 전후복구 프로젝트에 눈을 돌리는 장기적 구상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