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대장주 SK텔레콤이 깊은 수렁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월 과다한 비동기식 IMT2000(WCDMA) 투자계획으로 3년래 최저치까지 곤두박질쳤던 주가는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까지 겹치면서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의 조기 종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강한 상승세로 반전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현재 증시를 옥죄고 있는 이라크 전쟁 악재만 해소된다면 가장 강한 반등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빠진 데다 SK텔레콤이 안고 있는 각종 이슈가 주가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려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선 SK텔레콤의 중단기 주가 흐름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WCDMA 투자규모는 당초 지난 1월 발표됐던 것보다 줄어들거나 탄력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WCDMA 상용화의 전제조건인 듀얼밴드듀얼모드(DBDM)칩 개발 일정이 불투명하고 사업권 획득 조건인 연내 비동기식 IMT2000 상용화도 한차례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주파수 부족 문제로 불가피하게 WCDMA 투자계획을 내놓을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정부측의 양해만 구하고 신세기통신 합병당시 반납했던 주파수를 회수하거나 매입한다면 굳이 무리하게 WCDMA 투자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단말기 개발 진척도, 서비스 업체의 사업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때 WCDMA 서비스가 당초 계획대로 올해 안에 전면적으로 도입되기는 무리”라며 투자자들이 과민하게 반응했던 WCDMA 투자규모도 다음달 순리에 맞게 재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은행 공동관리로 넘어간 SK글로벌에 대한 지원문제도 SK텔레콤의 향후 주가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정황으로 볼 때 SK글로벌 문제가 SK텔레콤에 대한 투자심리까지 압박할 만큼 연관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당장 SK글로벌이 보유한 SK텔레콤 지분 2.8%도 특정금전신탁자금 3700억원을 이용하면 별도의 자금부담없이 풀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분문제는 차치하고라도 SK글로벌이 보유한 광통신망을 인수하는 형식이라면 SK글로벌 지원과 망자산 자체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SK글로벌 쇼크로 파생된 SK텔레콤의 심리적 악재는 더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이 20일 발표한 중국 차이나유니콤과의 무선 인터넷 합작법인 설립계약 소식도 향후 중국 무선인터넷시장 선점 가능성을 높이고 국제적 신인도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애널리스트 코멘트-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
SK텔레콤의 향후 주가 전망의 열쇠는 올해들어 주가가 하락한 원인 분석에 있다. 첫번째 주가 급락은 1월 하반기로 시장의 예상치를 약 50% 초과하는 올해 설비투자(2조5000억원) 계획이 예고없이 발표되면서 경영진 신뢰도, 정부 리스크, 비동기 3세대망의 중복투자 우려가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두번째 쇼크는 지난 11일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태의 영향으로 나타났다. SK글로벌에 대한 지원 우려 및 그룹사 관련 잠재적인 악재 출현 가능성이 주가를 한차례 더 하락시켰다. 향후 위와 같은 두 차례에 걸친 큰 충격이 완화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우선 SK그룹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SK그룹 관련 리스크가 SK텔레콤의 펀더멘털 또는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한 설비투자 이슈는 동기망과 비동기망을 상호 연동시키는 기술개발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고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가 기대돼 2003년 비동기 3세대망 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SK텔레콤의 2003년 PER는 7.5배로 2001년, 2002년의 최저 PER 각각 12.6배, 11.9배보다 크게 디스카운트된 과매도 국면으로 판단된다. 대우증권의 투자의견은 매수며 목표주가는 21만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