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세상속으로]KCC정보통신 `열린마당`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이후 그의 말투를 흉내내는 개그맨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의 인기비결 뒤에는 남다른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하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KCC정보통신(대표 이상현)이 발행하는 ‘열린마당’에 실린 ‘인생역전! 원조가 되라!’를 소개한다.

 우리 집 식구들은 일요일 밤이 되면 밖에 나가 있다가도 집으로 돌아온다. 이유는 우리집 막내 최혜민의 취미이자 특기이며, 학습대상이자 인생의 즐거움인 ‘개그콘서트’를 보기 위해서다. 이 방송이 끝나면 혜민이는 대사를 따라하며 줄줄 외우기 시작한다.

 그런 혜민이가 요즘 가장 많이 흉내내는 말은 ‘맞습니다, 맞고요’다. 이 말은 일명 ‘노 통장’의 명대사다.

 노무현 대통령 성대모사를 하는 개그맨 김상태씨는 지난 99년 개그콘서트 첫 방송부터 출연했지만 4년 동안 무명시절을 보냈다. 그런 그가 이 한마디로 인생역전했으니 그야말로 로또 복권에 당첨된 격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확실하게 내 손으로 복권에 당첨되는 법을 알려 주겠다. 확실한 복권은 바로 창의력의 세계며 아이디어의 세계다. 그러면 노 통장 김씨처럼 아이디어로 인생 역전하는 세계로 떠나보자.

 1단계 주변을 살펴라.

 대선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말, 개그콘서트 회의 도중 한 제작진이 ‘새 대통령이 나오면 새 스타가 나온다’고 했단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김씨는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연습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평소 아이디어를 찾기 어렵다고 한탄하지 마라. 김씨는 뻔한 말 한마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이디어란 녀석은 우리 주변에서 뻐끔뻐끔하며 헤엄치고 있다. 아이디어는 그냥 줍기만 하면 된다. 아이디어는 어디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이디어가 보인다.

 2단계 무소의 뿔처럼 홀로가라.

 뻔한 말에 힌트를 얻어 누가 대통령이 될지 고민하던 김씨는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다. 그가 선견지명이 있었느냐. 천만에. 주위에 이회창 후보의 성대모사를 연습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를 피하다보니 노 후보밖에 없었단다.

 이 후보가 당선됐다면 김씨는 황당했겠지만 만약 이 후보 성대모사를 연습했더라도 여러 개그맨이 하기 때문에 그는 별 볼일 없었을 거다. 그러니 김씨처럼 남들이 안하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못해도 중간만 하라’고 하지만 그건 옛말일 뿐 중간만 해가지고는 요즘 세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남들이 안하는 걸 해라.

 남들이 안 하는걸 하는 게 어렵다고? 천만에! 사람은 본시 남들을 따라하는 게 훨씬 어렵다. 부부싸움을 하는걸 보면 서로가 서로를 따라하지 않는다고 난리를 피는 것 아닌가. 부부싸움은 잘하면서 남과 다른 생각은 할 수 없다니 그건 거짓말이다.

 3단계 미쳐야 산다.

 서울 태생인 김씨는 노 후보의 경상도 억양과 발음을 연구하기 위해 작년 11월 말부터 노 후보의 동영상 자료를 수집했다. 그리곤 잠자는 시간만 빼놓고 노 후보의 연설을 들었다. 그는 “너무 많이 들어서 노 후보 목소리가 환청으로 들릴 정도였다”고 한다.

 잡은 고기도 요리를 해야 먹지 않는가. 아이디어를 요리해라. 김씨처럼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라. 그러기 위해서 미쳐도 단단히 미쳐라.

 4단계 자신을 믿고 빨리 실행한다.

 처음에 김 씨가 노 당선자 성대모사를 하자 대통령 당선자를 희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김씨의 성대모사처럼 최초의 실행에는 반대가 따른다. 이는 당연하다. 창의력은 새로움이고 새로움은 낯설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하지마라. 그 아이디어가 가치 있다면 사람들은 익숙해지고 머리를 숙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실행하지 않는 아이디어는 소용없다. 아이디어를 실행하는데 앞서 1, 2, 3단계를 지켰다면 반드시 성공한다. 그런데 명심할 점은 재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공중의 매가 내 먹이를 채갈지도 모른다.

 로또 복권으로 인생역전 꿈꾸시는 분들, 아이디어로 선회하길 바란다. 아이디어는 버튼만 누르면 작동되는 헤어드라이어처럼 내 손안에 들려있기 때문이다.

 혜민이가 노 통장 흉내를 잘 내면서도 개그콘서트에 출연하지 못하는 이유는 원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 씨처럼 창의적인 원조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김은주 창조게릴라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