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3대 흑자품목으로 부상

최근 6년간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13배 이상 급증한 휴대폰이 3대 흑자품목으로 급부상한 반면 지난 10년간 부동의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2001년 이후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자원부가 21일 발표한 ‘주요 품목별 무역수지 동향(97∼2002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98년 이후 5년 연속 흑자를 기록, 누계로 944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섬유류·휴대폰·가전·컴퓨터·석유화학 등의 순으로 흑자를 많이 냈으며 반도체와 일반기계 등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휴대폰은 흑자규모가 97년 7억2000만달러에서 2002년에는 96억4000만달러로 무려 13.4배 증가하면서 가전·컴퓨터 등을 제치고 자동차·섬유류에 이어 3대 흑자품목에 올라섰다. 올들어 1월 말 현재 휴대폰은 8억4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 6억7000만달러에 그친 섬유류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해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자동차에 이어 2위를 굳힐 것으로 확실시된다.

 이에 반해 반도체는 92년 이후 부동의 수출 1위 품목으로 매년 수십억달러 규모의 흑자를 냈으나 2001년 이후 수출용 수입이 꾸준히 증가한 탓에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 수입의 70% 정도는 휴대폰·가전 등 주요 수출품목의 부품으로 사용되거나 조립돼 재수출되면서 수출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품목의 국가별 무역수지를 보면 휴대폰·가전·자동차 등 완제품이 주로 대미 흑자품목이었다. 반도체·일반기계·석유화학 등 부품소재의 경우 일본에 대해 지속적인 적자를 냈다.

 주요 교역대상국별 무역수지를 보면 미국·중국·멕시코·영국 등에 대해서는 흑자를, 일본·사우디아라비아·호주 등에는 적자를 지속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산자부는 “무역수지 적자의 최대 원인은 대일 무역역조”라며 “일본으로부터 대부분의 부품소재를 수입해 미국·중국 등으로 완제품을 수출하는 구조에서 탈피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산자부는 이에 따라 앞으로 최대 적자품목인 비메모리 반도체와 일반기계의 수입대체를 위해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부품소재부문의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한편 중국을 첨단 부품소재 수출 및 연구개발(R&D)기지로 특화하는 산업구조로 전환시키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본·중국과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휴대폰의 뒤를 이을 세계일류상품의 개발 노력을 지속하고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 수출산업화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