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를 대체할 차세대 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는 USB 플래시메모리 드라이브 시장이 올해들어 본격 성장궤도에 돌입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월 1만대 규모를 벗어나지 못했던 USB 플래시메모리 드라이브 시장이 최근 월 4만대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장에 출시된 USB 플래시메모리 드라이브는 차세대 저장장치로 부상할 것이라는 성장기대감과 달리 해외 수출물량을 제외하고는 내수 물량의 확대가 지지부진해 관련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하지만 올해들어 USB 드라이브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가 향상된 데다 가격도 크게 내리며 유통시장 물량이 2만5000대 이상으로 늘어나 관련업체들의 숨통을 열어주고 있다.
텔레게이트의 김정렬 사장은 “플래시메모리 원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완제품 USB 드라이브 가격도 최근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며 “가격 부담이 줄어들면서 64MB, 128MB 드라이브 중심으로 유저들의 구매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삼보컴퓨터·현주컴퓨터·주연테크 등 각 PC업체들이 최근 플로피디스크를 빼는 대신 USB 드라이브를 제공하는 기획 상품을 홈쇼핑을 통해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 PC업체 납품시장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아직 주류 PC상품이 아닌 일부 유통채널의 특판상품에 공급되고 있으나 향후 플로피디스크를 제외한 PC 상품이 늘어날수록 관련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미츠미사의 FDD를 국내 중견 PC업체에 공급하며 톡톡한 매출성과를 거둬온 빅빔(대표 금상연)도 올해 들어 FDD를 대체할 품목으로 USB 플래시 드라이브를 채택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빅빔의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FDD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기존 PC업체 영업 조직의 전략도 USB 드라이브의 납품 중심으로 변경하고 있다”며 “최근 PC업체 납품시장도 월 1만대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수요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전자인증 분야에서도 4월 이후 USB 드라이브가 채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조달청을 통한 관공서 납품시장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하반기 이후에는 시장이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이오셀의 김홍석 이사는 “최근 관련업체들이 전자인증업체에 USB 드라이브에 대한 제품승인을 신청하고 있어 4월 이후에는 금융기관·증권사 등에도 저용량 플래시메모리 드라이브를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보안·e메일·블루투스 등의 기능을 접목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아 USB 플래시 드라이브의 활용성을 높여나가는 등 시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