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땐 IT수출 큰 피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으로 통신기기를 수출하는 분당의 C사는 이번 이라크전쟁으로 400만달러의 수출계약건을 기약없이 미루고 있다. 울산의 I사는 총 500만달러 규모인 3건의 발전설비 수출상담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이라크전쟁 발발 이후 이란·쿠웨이트·카타르 등 중동지역 바이어들과의 연락이 두절되면서 계약체결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전 개전에 따라 중동시장을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차질이 속속 발생하는 등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1일 정오 현재 이라크전에 따른 수출차질은 154건에 3369만3000달러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차질내역은 수출상담 중단이 77건(2640만3000달러)이었으며 선적·하역 중단 40건(530만5000달러), 수출대금 회수지연 27건(131만1000달러) 등이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전쟁개시 이후 바이어와 연락이 끊기거나 물류 등에 문제가 생기면서 수출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전쟁이 계속되는 한 수출업계의 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물류의 경우 항공사들의 중동지역 운항중단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항공화물 운임도 인상될 것으로 우려된다.

 무역협회 하주사무국에 따르면 루프트한자가 오는 24일 유류할증료를 화물 1㎏당 기존 15센트에서 20센트로 인상할 계획인 것을 비롯해 주요 외국 항공사가 인상계획을 추진중이고, 대한항공도 유류할증제 도입을 정부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한편 산자부는 중동항로 운임이 현재 1TEU당 850달러에서 4월 1일부터 1000달러로 150달러 인상되는 것은 물론 전쟁할증료 등에 따라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수출물류개선협의회를 통해 인상폭을 최대한 억제키로 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