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분야 한·중·일 경쟁 치열해질듯

 일본의 침체와 중국의 부상, 한국의 정체로 동북아산업의 분업구조가 급변하면서 향후 5년간 한·중·일 3국은 전기전자·조선·철강 등의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측됐다.

 23일 산업자원부와 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조사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현재 일본은 섬유류를 제외한 모든 제조업에서 한국·중국에 비해 절대적인 경쟁력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94년과 비교해 볼 때 일본은 정밀기기·화학을 제외한 제조업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전 산업의 시장점유율이 대폭 상승하는 등 거의 모든 제조업에 걸쳐 경쟁력이 급속히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경우 전기전자 등 주력산업에서 시장점유율이 다소 증가했으나 경쟁력은 전반적으로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그간 한국은 중국에 중간재를, 중국은 일본에 소비재를,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자본재·핵심 부품소재를 각각 수출하는 삼각구조를 형성했던 동북아산업의 분업구조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앞으로는 3국간 경합분야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향후 5년간 무선통신기기·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한·중·일 3국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전기전자분야 중에서도 디지털가전·디스플레이·비메모리반도체·방송 및 무선통신기기부품·광섬유 및 광모듈·나노기술전자부품 등이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대표적인 분야로 꼽혔다.

 산자부는 향후 한·중·일 3국간 전기전자 분야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본 수준의 부품·소재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소싱이 가능한 핵심 부품·소재 개발에 올해에만 115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단기간내 따라잡기 어려운 일본의 고부가가치 핵심기술의 경우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연내 일본의 핵심 부품·소재 기업 100개에 대해 해당기업별 대한 투자전략 수립 등 맞춤식 투자유치를 전개할 예정이다.

 산업연구원은 “차세대 핵심 부품·소재 분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기술개발 및 기술혁신 기반구축에 민·관의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