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사업자들이 서비스 연기를 추진중인 가운데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가 종전의 일정고수 입장에서 다소 완화할 뜻을 비춰 IMT2000 서비스가 당초 일정보다 늦어지거나 서비스 규모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이는 서비스를 선도해 시스템과 단말기·콘텐츠 등 국내 후방산업의 대외경쟁력을 높인다는 당초 IMT2000정책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데다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IT경기 조기진작정책과도 상충되는 것으로 IT산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24일 업계와 정통부에 따르면 KTF는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하려던 2㎓ 비동기식(WCDMA) IMT2000 시범서비스를 연기하기로 하고 이를 28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KTF 관계자는 “단말기,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화, SK텔레콤 측과의 공동망 구축 등 서비스를 위한 조건들이 갖춰지지 않아 시범서비스를 늦출 수밖에 없었으며 6월 상용서비스도 순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최근 정통부에 현행 주파수 대역에서 2.5㎒ 추가할당을 비공식 요청하는 등 IMT2000 서비스 투자를 최대한 늦추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두 사업자의 움직임은 기존에 투자한 EVDO망의 활용을 극대화해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IMT2000 투자에 대한 주주의 반대를 무마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대해 정통부도 사업자들의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쪽으로 정책보완을 검토중이다.
정통부 한춘구 정보통신진흥국장은 “아직 사업자들로부터 서비스 연기를 건의받은 바 없으나 투자하기 힘든 상황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여러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연내 IMT2000 상용서비스와 투자를 종용해온 정통부의 강경기조에서 다소 후퇴한 것이다.
이에 대해 IMT2000 사업자는 “어떻게든 연내에 상용서비스를 할 것이며 다만 일부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것이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로선 사업자들이 실제로 가입자를 받지 않으면서 상용서비스 시늉만 낼 가능성이 높아 IMT2000 서비스가 사실상 내년 이후로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IT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자들이 투자로 인해 회사경영에 타격을 준다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은 상황에서 서비스 준비와 투자를 늦추려는 것은 스스로 사업권을 받을 자격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투자할 수 없다면 아예 사업권을 반납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