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지난해 가동한 천안의 5세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라인(L5:1100×1250㎜)에 이어 두번째 5세대 라인인 6라인(L6:1100×1300㎜)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어 LCD 6라인에 건물공사비용 661억원을 포함, 총 1조2901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삼성은 이달중 건물을 완공, 다음달부터 장비 발주에 들어가며 3분기 입고를 거쳐 4분기에 가동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5세대 중 세계 최대 크기(1100×1300㎜)의 기판 규격을 채택한 6라인의 생산능력은 월 6만장대이며, 두단계(페이즈1·2)로 구분하지 않고 한꺼번에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은 이로써 현재 정상가동(램프업)중인 5라인(월 10만장)에 이어 6라인이 가동될 4분기께 세계 최대인 월 16만장대의 5세대 생산능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왜 50㎜인가=이번 6라인은 기존 5라인의 기판 규격보다 세로 부분이 50㎜ 늘어났다. 이는 삼성전자가 주력생산모델을 다변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1100×1250㎜’ 규격은 17인치(12장) 패널에 최적화된 라인이지만, 다른 크기에서는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
반면 ‘1100×1300㎜’ 규격은 노트북용 15인치를 비롯해 TV용 20·22·32인치 등에서 상대적으로 생산효율성이 높다. 실제 6라인은 5라인에 비해 기판 장당 20인치 패널로 3장, 22인치 2장, 32인치 1장을 더 생산할 수 있다. 즉 응용성이 취약한 L5의 단점을 보완하는 한편 ‘1000×1200㎜’ ’1100×1250㎜’의 두개 5세대 라인을 보유한 LG필립스LCD를 견제,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표참조
◇LG 추월하나= 현 생산능력만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이 제2의 5세대 투자를 결정한 것은 원래 예정에 없던 일이다. 라이벌 LG가 삼성 5라인과 같은 두번째 5세대 라인을 전격적으로 구축, 지난 4분기부터 세계 1위를 질주하자 자존심이 상한 것. 따라서 삼성 6라인 가동시점인 올 4분기에서 내년 1분기께 삼성이 생산능력 기준으로 과연 LG를 추월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로선 2개의 5세대 라인에서 월 12만장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LG에 비해 삼성이 6라인만 셋업하면 월 4만장 가량이 많아진다. 삼성은 특히 현재 5세대 이하의 TFT LCD 생산능력은 LG필립스를 능가하고 있다. 문제는 LG가 순순히 삼성의 추월을 수수방관하겠느냐는 것이다.
LG는 특히 지난 4분기에 삼성 추월과 세계 1위 탈환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올해 ‘확실한 1위 굳히기’를 선언한 상태다. 따라서 삼성의 5세대 추가투자에 맞서 LG가 올해안으로 반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업체가 생산능력 면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지 못한다면 경쟁은 끝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삼성 5세대 라인 기판당 패널 취득 수> (단위:인치, 장)
구분=5라인(1100×1250㎜)=6라인(1100×1300㎜)
14.1=16=16
15=15=16
17=12=12
19=9=9
20=6=9
22=6=8
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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