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광통신망 업그레이드는 우리 손에 달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WDM기술팀(팀장 김광준). 이 팀은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려 있는 국가 기간망인 광통신망을 중앙관리가 가능한 단일망으로 구축하겠다는 연구개발 목표를 갖고 있다.
이 팀은 광회선분배 부분을 순수 광신호 상태에서 수행할 수 있는 2.4Tbps급 전광회선분배시스템(OXC) 개발을 통해 광통신 속도와 효율성, 나아가 경제성까지 고려된 획기적인 상용화의 길을 개척할 계획이다.
OXC(Optical Cross-Connect)는 광스위치를 사용해 다수의 파장분할다중화(WDM) 선로를 통해 전달된 광신호를 광·전변환 없이 스위칭하는 장비로 PXC(Photonic Cross-Connect)로도 불린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광통신망’이 그야말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인터넷 초강국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광통신의 신호를 분배하는 컨트롤 기술 개발이 부진해 발신자와 수신자 연결을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스위칭 기술을 통해야만 전송이 가능했다.
또 유지관리가 지방 단위로 이뤄질 수밖에 없어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한 인터넷 대란이 발생해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강원도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충청도를 통해 데이터가 전송되도록 연결을 바꿔야 하는데 연결교체작업만 최대 6개월이 걸리는 맹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 팀에서는 일반적인 스위칭 없이 광신호 상태에서 직접 데이터를 전송, 비싼 변환장치 비용의 부담없이 통신병목현상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기술 개발은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춰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WDM 광전송기술에서 광·전변환이 일어나는 모듈가격이 장비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증폭 중계기의 등장이 기존 광·전변환을 통한 채널별 신호증폭 대신 광신호를 직접 증폭시킴으로써 획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해왔지만 이번의 광스위칭 패브릭을 이용, 광신호를 광·전변환 없이 직접 스위칭해줄 이 장비는 현재 WDM 장비가격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광·전변환 트랜스폰더의 수를 대폭 줄일 수 있어 광전달망의 설치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또한 메시형의 자동화된 광전달망 구축이 가능해 통신업체가 빠르며 다양하고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운용비용을 크게 줄일수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최근의 경제상황 악화로 인해 시장성을 재검토, WDM과 관련된 원천기술 개발에 우선 투자한 뒤 장기적인 계획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방침이다.
김광준 팀장은 “정보의 전송과 분배를 광신호 상태에서 일괄수행, 통신적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대등한 미래 광전달망 첨단기술을 확보하는 길목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