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문화적인 유연성을 기르자.
“문화차이가 사람을 그렇게 당황케 만드는지 몰랐습니다.” 향료수입업체를 운영하는 한 CEO는 이탈리아 공항에서 남편 대신 영접을 나온 거래처 사장부인으로부터 얼떨결에 포옹세례를 받았다. 사장부인으로서는 반가움을 전하는 자연스런 인사였겠지만 유교문화에서 살아 온 우리나라 CEO로서는 어색하고 쑥스러운 일이라 자신도 모르게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밀어냈던 모양이었다. 후에 나쁜 감정이 있는 게 아니었다고 한참을 설명해야 했던 그 CEO는 거래국가의 문화와 관습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명확한 업무처리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했다.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각종 사소한 오해들이 비즈니스에 있어 뜻밖의 변수로 작용되거나 장애요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이미지는 나라와 민족을 초월해 어디에서도 편히 지낼 수 있고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문화적인 유연성에서 시작된다.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CEO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만큼은 반드시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선, 먼저 먹고 마시는 ‘식(食)’에 관련된 부분이다. 그 나라의 음식을 즐길 줄 알면 격의없이 친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우호적인 이미지를 전할 수 있다. 한국 사람이니까 적어도 한 끼는 밥을 먹어야 하고 김치나 고추장 없이는 하루도 지낼 수 없다면 지구촌을 뛰어다니기엔 무리다. 외국기업과의 거래가 있을 경우엔 물론이고 해외출장이나 외국인 고객 접대일정이 있다면 가능한 한 그 나라의 민속음식이나 접대법에 관해 배워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에 국내의 외국음식점을 다니며 맛과 식사법을 익히는 것도 좋은 훈련법이다.
소개나 인사법도 재차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미리 추천이나 소개를 받는 것이 유리한지 혹은 직접 자신을 소개하는 편이 바람직한지, 전통적인 인사법은 어떠한지 혹 포옹이나 입맞춤 같은 보디랭귀지를 사용하는지, 인사말은 그 나라 말로 어떻게 되는지 제대로 알아 두면 당황하지 않을 뿐더러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이끌 수 있다.
종교에 관한 부분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루에 일정 시간 기도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종교에 따라 금기시 되는 음식이 있거나 ‘라마단’처럼 금식기간을 보내야 할 경우도 있으므로 종교적인 문화에 대한 상식도 틈틈히 쌓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