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이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중견 업체들은 올들어 중국 시장에서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자 하이엔드 기종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사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중국 로컬업체들의 급성장도 중견업체들의 독자브랜드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이성규 팬택 사장은 “중국의 로컬업체들이 중저가 제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면서 국내 중견업체들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고 있다”며 “하이엔드 모델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야만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대표 이성규 http://www.pantech.co.kr)은 최근 중국 브랜드 사업을 위한 테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주문자디자인생산(ODM)방식으로 중국에 휴대폰을 수출하는 팬택은 최근 하이엔드 기종으로 제품군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브랜드 진출을 앞당기고 있다. 중국 시장의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ODM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팬택은 당초 오는 2005년쯤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자체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었으나 올들어 시장 상황이 급변하자 이같은 계획을 앞당긴 것이다. 노순석 팬택 상무는 “현실적으로 중국 파트너들과의 관계 등으로 지금 당장 독자적인 브랜드 사업을 하기 어려운 만큼 코브랜드나 유통업체들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쯤 브랜드 관련 사업계획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원텔레콤(대표 홍성범 http://www.sewon-tele.com)은 중국의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그룹과 전략적 제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세원텔레콤은 올해 하이얼과의 제휴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하이얼 브랜드로 200만대, 세원텔레콤 브랜드로 10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형주 세원텔레콤 IR팀장은 “중국내 단말기생산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하이얼과의 제휴로 브랜드 사업을 앞당기게 됐다”며 “사후서비스(AS) 등 세부사항에 관한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텔슨전자(대표 김동연 http://www.telson.co.kr)는 연말 중국의 옌타이시에 위치한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동남아 시장 등에 ODM 및 자체브랜드로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내수시장에서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오는 3분기쯤 혁신적인 휴대폰을 선보이고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중국 생산공장을 최대한 활용해 중국·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독자 브랜드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