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비디오 꽃피면 봄마중 나가요!

 주말이면 들로 산으로 떠나는 나들이객들이 늘고 있다. 또 거리마다 화사한 봄옷으로 갈아입은 선남선녀들이 활보하는 모습이 어느덧 완연한 봄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봄내음 물씬 풍기는 4월에는 안방극장에도 다양한 영화가 DVD로 찾아온다. 지난 2∼3개월간 대작기근으로 움츠렸던 DVD 시장도 봄바람과 함께 풀리는 듯하다. 최근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를 비롯해 아쉽게 극장을 찾지 못해 놓쳤던 볼만한 영화들, 다시 보고 싶은 추억의 영화,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등 장르도 다양해 취향에 맞게 골라 볼 수 있다.

 

 ◇안방시장 내게 맡겨라=4월에 출시되는 DVD 가운데 마니아들을 들뜨게할 영화로는 단연 최근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이중간첩’을 꼽을 수 있다. 위장 귀순한 이중간첩을 소재로한 이 영화는 긴장감 넘치는 플롯과 인물의 내면심리를 파고드는 심도 깊은 이야기를 스릴러와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조화시킨 형태로 전개한다. 특히 이 영화는 ‘포레스트 검프’에서 선보인 바 있는 기법을 이용해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평양의 김일성 광장을 배경으로 등장시킨다. 여기에 ‘이중간첩’으로 컴백한 흥행보증수표 한석규와 대종상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고소영의 연기도 볼만하다.

 신세대 스타 조인성과 신민아의 상큼발칙한 뉴멜로 무비 ‘마들렌’도 놓치기 아까운 영화. 모든 것을 진지하게 심사숙고하는 국문학도 지석과 장난끼 넘치고 유쾌한 희진은 중학교 동창이라는 점을 빼고는 공통점이 전혀 없다. 하지만 이들은 희진이 제안한 ‘한달간의 연애’에 돌입하고 점차 자신이 모르던 세계를 알아가며 로맨스에 빠져든다. 자극적인 장면도 없고 누군가가 죽거나 헤어지는 영화는 아니지만 당당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인 희진의 발걸음이나 웃음 하나하나에서 같이 아파하고 한숨지을 수 있는 작품이다.

 외산 영화 가운데는 단연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 가장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 비해 한층 재미있어진 스토리와 대채로운 캐릭터, 더욱 정교해진 영상과 톡톡튀는 마술세계 및 정감있고 유머러스한 캐릭터의 향연을 담고 있다. 특히 전편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감상한 관객이라면 이보다 더 음울한 분위기와 더욱 스케일 커진 액션과 짜릿한 모험으로 훨씬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지난해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미국인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갔던 공포영화 ‘더 링’도 볼만하다. 원작인 일본판과 한국판 ‘링’을 본 관객이라면 스토리와 결말을 뻔히 알고 있겠지만 이를 미국판으로 리메이크한 ‘더 링’은 원작의 공포와 할리우드 특유의 노하우 및 기술을 접목시켜 원작보다 더 거대해진 공포를 선사한다.

 공포와 코미디, 멜로를 3가지 이야기로 각각 엮어낸 일본영화 ‘기묘한 이야기’도 독특한 재미를 준다. ‘러브레터’의 이와이 순지, ‘춤추는 대수사선’의 모토히로 카츠유키 등 유명 감독들을 배출해낸 일본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 ‘세상의 기묘한 이야기’에서 최고 인기작으로 엄선한 세가지 장르, 세가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첫번째 이야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음산한 공포의 결정판인 ‘눈 속의 하룻밤’과 역사속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기발한 발상의 황당 엽기 코미디인 ‘사무라이의 핸드폰’, ‘러브레터’의 미소년 카시와바라 다카시의 성장한 최근 모습을 볼 수 있는 ‘가상 결혼체험’으로 이어진다.

 액션영화 ‘블레이드’의 전사 웨슬리 스나입스가 보다 강력한 색깔의 액션스타로 다가오는 ‘언디스퓨티드’는 거친 남성들의 승부세계를 보여주는 하드코어 액션물이다. 심판도 없이 둘중에 한명이 KO될 때까지 싸워야 하는 ‘런던 경기규칙’에 따라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 헤비급 챔피언과 현 챔피언의 대결이 볼만하다.

 ◇추억을 불러준다=시골학교에서 평범한 교사로 지내던 주인공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감동적인 스포츠 드라마 ‘루키’를 비롯해 멀리서 다가오는 백상어의 공포를 그린 ‘조스2’, 영원한 걸작 로맨스 ‘남과 여’ 등은 우리의 기억속에 아릿한 옛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한 영화다.

 DVD로 새롭게 찾아오는 ‘루키’에서는 잔잔한 인간승리의 감동을, 새롭게 리마스터링된 ‘조스2’에는 미공개 장면들과 인터뷰 및 삭제됐던 장면들까지도 새롭게 삽입돼 또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지난 1966년에 제작된 추억의 로맨스 영화 ‘남과 여’에는 아직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클로드 를루슈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작 당시의 상황과 ‘남과 여’의 탄생배경을 새롭게 담았다. 감독과 주연배우들의 코멘터리와 인터뷰도 한글자막으로 수록됐다.

 이밖에 73년 세계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프랑스 누벨바그의 선구자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이 자신의 영화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듯이 만든 영화 ‘아메리카의 밤’도 DVD로 출시되면서 옛 추억을 더듬어볼 기회를 제공하는 추억의 명화다.

 ◇만화로 펼치는 동심의 세계=4월에는 ‘피노키오(SE)’와 ‘아틀란티스:마일로의 귀환’ ‘포카혼타스’ 등 월트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 3편이 동심 공략에 나선다.

 ‘피노키오(SE)’는 지난 1940년에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 ‘피노키오’를 스페셜 에디션으로 선보이는 작품. 스페셜 피처에서는 ‘지미니 크라켓’ 찾기 게임과 작품 제작과정 및 스토리 보드와 최종 필름을 비교한 자료, 첫 개봉 당시의 오리지널 극장 예고편, 싱어롱 등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도 함께 제공된다.

 ‘아틀란티스:마일로의 귀환’은 지난 2001년 발표된 ‘아틀란티스’의 후속편으로 편집과정에서 삭제된 ‘크라켄과 아기’ 장면을 비롯해 다양한 추가 장면을 볼 수 있다. ‘피노키오(SE)’와 마찬가지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운명의 창 찾기 게임’ 등도 들어 있다.

 지난 1995년 발표된 월트 디즈니의 33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 ‘포카혼타스’는 디즈니가 처음으로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두고 만든 영화로 여기에 삽입된 음악 ‘컬러 오브 더 윈드’는 아카데미 주제가 및 영화음악상, 그래미상 등을 수상한 바 있어 감상 포인트로 충분하다.

 ◇기타 즐길 만한 영화=이밖에 4월에 출시되는 DVD 영화로는 특급 코믹배우 에디 머피가 출연해 달 표면 도시 ‘리틀 아메리카’를 배경으로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SF액션 코미디 ‘플루토 내쉬’와 감독과 배우의 에피소드를 삽입한 ‘데미 무어의 크레이지 서머’ 및 보통사람보다 성장속도가 4배나 빠르게 진행되는 희귀병에 걸린 주인공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물 ‘잭’과 패션디자이너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있던 한 여성이 모든 여성의 선망의 대상인 멋진 남자와 자신에게 맞는 평범한 남자 사이에서 나타나는 갈등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스위트 알라바마’도 볼만한 영화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