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업경영 `변화의 바람`

◆디지털경제부·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회계기준 강화, 주주 목소리 증대 등으로 사업하기 어렵다는 경영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형식적으로 진행되던 주주총회가 최근 시민단체는 물론 개인들까지 잘못된 경영에 대해 지적하는 일이 많아져 곤란스럽고 공정공시도 많은 순기능이 있지만 기업들에는 조심해야 할 일만 늘어났다는 불만을 털어놓는다. SK그룹에 대한 검찰조사에 대해서도 명백한 잘못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경제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다 최근 ‘회계제도 선진화 방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정부가 앞으로 사업보고서 등 공시서류가 허위로 작성됐을 경우 CEO가 법적책임을 지겠다는 인증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혀 CEO들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하고 있다. 또 연결재무제표를 강조, 회계부정을 엄단하겠다는 입장도 취했다.

 새정부의 개혁적 성향을 감안할 때 노동자와 순리를 무시한 ‘불도저식 경영’은 더이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 전경련 등 재계에서는 최근의 규제강화와 제도변경에 대해 실무를 무시한 처사며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반발도 적지않다.

 하지만 최근 바쁘게 진행되는 일련의 변화들이 한국경제의 발전을 위해 옳은 방향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을 듯하다. 많은 제도변경과 과제들은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한국경제와 개별 기업들의 체질강화를 위해서라면 일시적 ‘성장통’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기업들이 느끼는 과중한 부담은 주주와 투자가 입장에서 본다면 ‘투명성 강화’와 ‘주주중시 경영’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이전부터 당연히 그랬어야 할 문제에 대해 최근 규제가 강화됐다고 기업들이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명분이 없어 보인다.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는 적잖은 변화가 발견되고 있다. 경영진이 임의로 결정한 사업이 주총에서 결렬되기도 하고 주식시장의 평가를 반영, 사업과 투자시기를 변경하는 예도 늘고 있다. 이라크전과 내수침체로 국내 경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 한국경제의 구조변화는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