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이라크전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경제가 동반침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전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든 우리 경제의 미래는 낙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이라크전 발발과 업종별 동향’ 보고서에서 “전쟁이 조기에 종결되더라도 반미감정 확산과 미국에 대한 이슬람권의 추가테러 위협 등 불안요인이 다수 남아 있어 걸프전 때와 같은 달러화 강세나 주가급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국제유가 급등으로 기업수익 악화와 민간소비 위축이 우려되며 전쟁비용 급증이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해 세계경제가 동반침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전의 경우 우리 경제는 연간 4∼5%대 성장이 가능하나 북핵문제 등이 복병이며, 장기화되면 유가급등과 물가상승으로 경상수지 악화와 성장률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산업별 영향에 대해 “정보기술(IT) 등 첨단업종에 비해 기존 주력산업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석유화학과 합섬·자동차 등은 원가와 유지비 상승으로, 섬유·유통·가전 등은 소비심리 냉각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통신업은 내수의 경우 PC와 휴대폰 보급률이 포화상태여서 큰 폭의 성장이 어려우며, 수출도 휴대폰 등 주력품목의 경쟁이 치열해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역시 마이크론·인피니온·하이닉스 등이 올 1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상당수 업체가 수익성 악화에 따라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디지털TV 등의 특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재인하하는 등 세제감면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태윤 수석연구원은 “수요진작과 재정 조기집행을 통해 실물경기 위축을 억제하고 세제·금융지원으로 기업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