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종팔 LG화학 부사장

 “정보전자소재 분야는 기술력 및 투자금액 측면에서 진입장벽과 리스크가 매우 크지만 LG화학이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해 온 석유화학 가공기술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큼 도전할 만한 매력이 있는 사업입니다.”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부의 수장인 김종팔 부사장(50)은 석유화학과 그 응용사업을 근간으로 그동안 축적된 핵심기술과 마케팅 능력을 십분 활용할 경우 성공이 무난할 것으로 자신했다.

 특히 소재부문은 LG가 그룹 차원에서 육성중인 IT하드웨어 부문의 원재료에 해당하다는 점을 들어 정보전자소재 산업은 별개의 사업이 아니라 관계사들과 큰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부사장은 “LG가 전통적으로 강자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석유화학 부문과 IT하드웨어 부문의 결합은 세계 일류기업들도 사례가 많지 않다”며 “정보전자소재 사업이 자리를 굳힐 경우 LG화학은 물론 LG 전체의 성장에 있어서도 최상의 ‘사업 도메인’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를 위해 우선 2차전지, 디스플레이소재, 회로소재 등 3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2차전지는 1분기말까지 월 700 만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연말까지 총 1200억원을 투입해 900만셀로 끌어올려 세계적인 메이커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근 세계 2차전지 시장이 치열한 ‘서바이벌게임’에 돌입하고 있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구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 2차전지 시장이 일본 1·2위인 산요와 소니, 중국 BYD,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 등 5∼6개 업체로 경쟁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이를 위해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기술개발에도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품질 제품의 개발이 없이는 산요와 소니에 아성을 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LG는 이미 지난해 1월 원통형 2.2Ah 제품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2.4Ah 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등 개발력에 탄력이 붙은 상태다.

 그는 또 모바일기기 산업의 고성장에 힘입어 거대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시장 진출도 신중히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중국내에 2차전지 업체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지만 아직 성능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아 국내 업체들이 진출할 여지가 많다는 해석이다.

 김 부사장은 “최근 2차전지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소재부품의 구매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원재료 구매업체의 다변화 및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국 2차전지 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소재산업의 동반육성이 필요하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