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악순환을 끊자! No More War!’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연일 전세계 곳곳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유일하게 아랍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카타르 위성TV 알자지라의 인터넷사이트(http://www.aljazeera.net)를 통해 머리가 반쯤 잘려 나간 어린이와 아픔으로 울부짖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접한 네티즌들에게 반전은 더이상 미뤄서는 안될 기치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 27일부터 미국 뉴욕 5번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독일 킬시, 폴란드 국경에 인접한 아이젠휘텐슈타트,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북서부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 이란 등에서 아이들과 부인들까지 참여한 반전시위가 잇따랐다.
국내에서도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반전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반전 목소리가 유난히 거센 것은 우리가 누구보다도 전쟁의 참상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핵문제로 전쟁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전 움직임은 특히 인터넷을 통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http://iraqpeace.ngotimes.net)은 싸우면서 닮아가는 힘이 아닌 비폭력 평화주의의 소박한 마음으로 마로니에에서 새로운 평화주의의 촛불을 들자고 제안한다.
호소문에서 반전평화팀 소속 허혜경씨는 “세계가 주목하는 4대 전쟁가능지역 중 하나인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평화운동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라고 물으면서 “전쟁으로 철저하게 파괴된 경험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나라, 정전협정과 분단으로 대치하고 있는 나라, 핵을 둘러싸고 언제라도 전쟁 일보 직전으로 갈 수 있는 나라에서 평화의 의미를 다시 물을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반전평화를 생각하는 네티즌들의 모임(http://www.antiwar.or.kr)은 파병반대를 위한 시위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전쟁을 반대하는 개인적인 이유를 적은 네티즌들의 꼬리말이 줄을 잇고 있다. ‘마사루’라는 닉네임으로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전쟁이 나면 죽음이 일상이 된다. 내가 즐기는 무엇, 내가 정성을 쏟는 무엇이 사라지는 것이 싫다.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 되는 것은 죽는 것 만큼 끔찍하다”고 적고 있다.
사이버 참여연대가 주도하는 전쟁반대 네티즌행동(http://ns.cginfo.co.kr/cam/antiwar)의 참여호소 메시지는 가슴을 울린다. “아프간에 대한 대규모 공습으로 미국의 테러보복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은 ‘테러근절’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미국 내 추가 테러가능성은 되레 높아졌으며 100만명이 넘는 난민이 아프간 국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폭력의 악순환을 끊을 우리의 행동이 필요합니다.”
‘전쟁반대 긴급행동(http://www.nowar.or.kr)’은 한 발 더 나아가 지난 22일 북한 핵문제의 진단과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평화생명공부모임과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회 내용을 소개하면서 과연 이라크 파병이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인지 진지하게 되묻고 있다.
전쟁반대 평화실현 공동실천(http://www.stopthewar.or.kr)은 파병동의안 국회통과 저지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공동실천은 27일 오후 2시 국회 앞 집회 및 2차 농성에 돌입하고 오후 7시에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가졌고 28일에도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7시에 파병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밖에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도 반전 이유 릴레이(http://cafe.daum.net/mm2mm) 등 반전 커뮤니티가 개설돼 네티즌들의 뜻을 모으고 있다.
반전평화팀이 지적했듯이 전쟁은 인간과 삶의 터전을 모두 파괴함과 동시에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과 용기 및 정신세계까지 말살시킨다. 두 번의 세계 대전과 한국 전쟁, 그리고 소말리아전의 전철을 다시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작은 행동이 필요한 때다.
<정소영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