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이 외국계 가전업체들에 불황탈출의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월풀, 일렉트로룩스, 필립스, 도시바 등 외국계 가전업체들이 저가모델 개발 및 제품 차별화를 통해 할인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도 4월부터 한국시장 본격 참여를 계기로 할인점 중심의 국내영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백화점·전속대리점 등 고급 유통채널에서 이마트·홈플러스 등 할인점 위주로 전환하게 된 것은 제조업체와 대리점을 위협하는 할인점의 시장지배력, 불황에 따른 경기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각 메이커가 할인점에 지급하는 마진율(7∼10%)이 백화점(12∼15%)과 홈쇼핑(18∼25%)에 비해 낮은 점도 고환율 시대를 맞은 수입가전사들이 박리다매를 내세운 할인점에 매력을 갖게 하는 이유다.
‘월풀’제품을 수입·판매하는 두산상사(대표 박정원 http://www.whirlpool.co.kr)는 최고가 양문여닫이 냉장고인 프리미엄 골드형 제품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한편 할인점 판매를 위한 130만원대(610L)의 실속형 냉장고를 개발, 판매중이다. 월풀은 지난해 110여개에 불과했던 월풀 백색가전 취급점을 현재 이마트·까르푸·코스트코·삼성테스코홈플러스 등 130여개점으로 늘리고 있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대표 박갑정 http://www.electrolux.co.kr)도 기존 이마트에 이어 JSP인터내셔널을 통해 삼성홈플러스에서 제품을 판매하면서 할인점의 입점매장수를 늘려가고 있다.
필립스전자(대표 신박제 http://www.philips.co.kr), 도시바코리아(대표 차인덕 http://www.toshiba-korea.co.kr) 등 AV가전업체들도 할인점 영업강화를 위해 인력보강을 하고 있으며 상반기중으로 TV, 홈시어터 등 영상가전 라인업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얼과 독점판매 계약을 맺은 해피라인(대표 김일상 http://www.happyline.co.kr)역시 4월부터 이마트·LG마트 등 할인점을 중심으로 냉장고·에어컨·세탁기의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그러나 외산가전사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할인점들은 다소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할인점의 한 관계자는 “물량의 적기공급 능력과 경쟁력 있는 가격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할인점의 매장수 확대가 수입가전사들의 매출확대로 직결되리란 보장은 없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양대산맥을 뛰어넘기 위한 가격인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