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VDSL칩세트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것인가.
정부지원 자금을 포함, 총 70여억원의 개발비용을 들여 국산 VDSL칩세트를 개발한 한기아가 다음달 중순 상용화제품을 본격 출시키로 함에 따라 VDSL장비업체들이 국산 칩세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인피니온과 메타링크, 이카노스 등 외산 칩세트를 사용한 국내 장비업체들의 반응에 따라 국산 VDSL칩세트의 운명이 달라지는데다 외산 칩세트 위주의 시장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한기아가 개발한 DMT방식 VDSL칩세트를 바라보는 장비업계의 시각은 크게 두가지로 엇갈린다.
하나는 국산 칩세트 채용에 적극적인 업체로 이 가운데 일부는 한기아와 공동 연구개발에 참여, 장비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VDSL시장이 초기단계이고 국산 칩세트가 성능면에서도 외산 제품에 뒤질 것이 없는데다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향후 세계 VDSL시장에서 국산장비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소 위험부담이 있더라도 국산 칩세트를 적극 채용,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산 VDSL칩세트의 선택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업체들은 국산 칩세트가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데다 국산 칩세트에 대응키 위해 외산 업체들의 적극적인 가격인하 공세로 국산과의 가격차가 크게 좁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칩세트 개발업체인 한기아는 시장상황과 장비업계의 움직임을 분석할 때 올해 15만회선 분량의 VDSL칩세트를 공급, 8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 안정적인 시장진입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국산 VDSL칩세트를 국내 장비업체뿐 아니라 해외 장비업체에도 공급,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년이 넘는 연구개발기간을 거쳐 다음달이면 본격 생산될 예정인 국산 VDSL칩세트가 향후 VDSL시장구도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관련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