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보조금 허용대상 선정과 시행이 지연될 전망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정통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단말기 보조금 정책과 관련해 “정책 일관성에 대해 문제가 나올 수 있으니 얘기를 더 많이 해봐야 한다”면서 “정통부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의견수렴 절차를 밟으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발언은 금지와 허용을 거듭하는 정책의 잦은 변화에 대한 질책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대해 보조금 일부 허용을 검토중인 정통부는 그 허용폭을 최소화하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일부에서는 노 대통령의 지시가 보조금 허용보다는 의견수렴과정 자체를 지적한 것으로 되레 허용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계는 물론 단말기와 유통 업체들은 노 대통령 발언의 진의파악에 골몰했다.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통부가 공청회 등을 통해 산업계의 의견을 다시 수렴하고 보조금 금지 예외조항 법제처 통과, 장차관 회의, 대통령 보고 등의 절차를 밟을 경우 당초 4∼5월로 잡은 허용대상 결정과 시행 일정이 한달 이상 순연될 전망이다.
단말기 보조금 지급은 지난 26일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의 발효와 함께 금지됐으며 이를 어기면 형사처벌도 받게 된다.
한편 노 대통령은 디지털TV 방송방식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으나 “방식논란이 수그러들고 있으며 이미 120만대가 보급돼 방식을 바꿀 경우 문제가 있다”는 정통부의 보고에 대해 “알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IT산업 중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가 많아 이 분야를 세계 최고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당부하고 특히 인력의 수요와 공급을 고려한 공급망관리(SCM)시스템 활용방안에 공감하면서 IT분야를 포함한 과학기술 인력 전반에 대해 관계부처 전문가와 좀더 깊이있는 토론을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또 개인의 사생활과 정보보호는 중요하며 정보보호 조치의 법적 의무화를 포함한 법제도 정비를 강조했고 국가정보화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앞으로 전문가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토론을 거쳐 추진체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