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 구성놓고 여야간 갈등 증폭

 차기 방송위원회 구성을 놓고 여야간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임기가 끝나도 차기 방송위원 선임시까지 방송위원의 직분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현행 방송법이 임기직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31일 헌법소원과 직무정지가처분신청 등 법률적 검토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나라당은 민주당과의 갈등이 지속될 경우 4월 임시국회에서 방송위원에 대한 대통령 추천몫인 3인을 1인으로 줄여 총 방송위원수를 9인에서 7인으로 줄이는 법률개정안도 단독처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균환 원내총무는 28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방송위를 조속구성키로 했지만,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대로 방송위원 수와 관련한 방송법을 개정하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야는 제2기 방송위원 구성에 대한 국회 추천 6인의 선임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여당인 민주당은 3대 3을 주장하고 있지만, 과반수가 넘는 의석을 가진 한나라당은 국회 의석수 비율을 전제로 4대 2 배분과 전체 4인의 상임위원 중 1인의 야당할애를 주장하고 있다. 양당은 현 방송위 임기가 만료된 지 40여일이나 지났음에도 이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시급한 차기 방송위 구성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갈등의 해결책과 함께 방송위원 선임 연기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임기가 끝난 방송위원들의 방송위 운영을 문제삼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여야간 갈등이 증폭되자 국회의장은 최근 국회 추천몫인 방송위원 6인중 한나라당이 3인, 민주당이 2인, 국회의장이 1인을 추천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한나라당은 일단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의 고흥길 의원은 “한나라당이 4명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는 전체 9인의 방송위원 중 여당의 3분의 2 확보를 저지해야 하기 때문이며, 여당이 3분의 2를 확보한다면 어떤 안건이든지 통과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