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육성 대책마련 절실

본지 `실리콘소프트 육성계획`단독 입수

부품강국 대만이 D램·디스플레이에 이어 시스템온칩(SoC)까지 영역을 넓혀 한국과의 전면전을 치르겠다고 나서 정부와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대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산·학·연의 ‘실리콘소프트(Si-Soft)’ 계획은 포스트 D램 시대에 대비, SoC산업 육성을 천명해 놓고도 구체적 실행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부와 뚜렷히 대비돼 자칫 차세대 핵심산업 분야에서 대만에 추월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본지가 최근 대만 정부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실리콘소프트 육성계획’에 따르면 대만은 올해부터 4년간 총 3억달러(약 4600억원)를 투입해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SoC 핵심 설계기술 및 인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만 정부는 국가과학위원회(NSC)·교육부(MOE)·재무부(MOEA) 등 범부처, TSMC·UMC·미디어텍 등 반도체업체, 대만국립대 등과 컨소시엄을 결성했으며 반도체디자인위원회와 인력양성센터를 각각 설립키로 했다. 이들 센터의 운영은 교육부가 매년 직접 채용한 85명의 SoC관련 교수진이 맡을 예정이며 산업계 및 학계의 인력과 연결해 핵심기술을 개발키로 했다.

 또 신추와 난강 등지에는 ‘글로벌 SoC파크’를 설립, 설계벤처기업을 육성해 ‘SoC 설계→파운드리→조립·테스트’ 등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세계의 반도체 아웃소싱 공장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대만 정부의 이같은 계획은 우리 정부가 ‘시스템IC 2010’ ‘IT SoC산업기반조성사업’ ‘SoC 캠퍼스’ 등 SoC관련 산업육성책을 놓고 인프라를 강화할 것인지, 상용제품을 개발할 것인지 목표점을 마련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는 것과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또 우리는 부처간 의견조율이 되지 않아 정책자금이 분산되는 것과 달리 대만은 투입자금이 우리의 2∼3배에 달해 이른 시간내에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회준 SoC포럼 운영위원장(KAIST 교수)은 “대만은 D램에 이어 현재 한국이 차세대 수종산업으로 육성중인 디스플레이·SoC에 정면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새 정부가 준비중인 SoC산업 육성책에 대한 목표의식과 방향설정을 경쟁구도 변화에 따라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