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성 TV홈쇼핑(인포머셜) 시장이 ‘춘추전국’시대에서 ‘맹주’체제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일반 홈쇼핑으로 불리는 인포머셜업체는 정부의 승인을 받은 전문 홈쇼핑 사업자와 달리 사전 광고심의 후 종합유선방송 등에 일정 시간대를 할당받아 상품광고를 하는 업체를 말한다.
인포머셜 시장은 그동안 코리아홈쇼핑·위더스쇼핑·강원홈쇼핑·쇼핑넷 등 20여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지만 지금은 코리아홈쇼핑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과점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중반부터 공정위와 검찰 등이 과대광고 명목으로 인포머셜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선후발 전문 홈쇼핑업체가 공격경영에 나서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실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경기불황으로 일반 소매시장이 크게 위축된 점도 시장재편을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까지 코리아홈쇼핑과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던 W쇼핑이 최근 검찰조사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당분간 코리아홈쇼핑의 독주체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쇼핑넷·다비컴·씨앤텔·스카이쇼핑 등 주요 인포머셜업체의 매출도 지난해 중반을 기점으로 크게 꺾인 상황이다. 이들 업체의 매출은 지난해 중반 이후 지금까지 목표치의 20∼30%에 그치는 등 인포머셜시장의 사실상 전성기였던 지난 2001년에 비해 급격하게 하락했다.
반면 후발업체인 코리아홈쇼핑은 전문 홈쇼핑 사업자와 맞먹을 정도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코리아홈쇼핑은 사업 첫해인 2000년 불과 100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이 2001년 301억원, 지난해 1000억원 등 매년 300% 이상 성장했으며 올해는 25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중개 수수료 기반의 유통채널만 고집하는 다른 홈쇼핑업체와 달리 코리아홈쇼핑은 직접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인규 사장은 “홈쇼핑의 가장 큰 이점은 편리함이 아니라 가격”이라며 “중저가 브랜드 전략이 소비자 입맛과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또 이같은 매출은 수수료 기반으로 산정할 때 농수산쇼핑 등 일부 전문 홈쇼핑 채널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코리아홈쇼핑은 ‘잭필드’라는 독자 브랜드로 3만원대의 저가의류와 패션을 케이블TV에 선보여 방영 당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홈쇼핑 업체로는 드물게 후불제를 전격 시행해 TV홈쇼핑·인터넷쇼핑몰 등 신유통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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