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아이다`-전쟁·스펙터클 그리고 사랑

 전쟁, 스펙터클, 그리고 사랑.

 오페라의 거장 주세페 베르디의 대작, 오페라 ‘아이다’가 제누스오페라단 창단 기념작품으로 4월 5일부터 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오페라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와 포로인 에티오피아의 공주 아이다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작품. 시대를 초월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아이다’는 장중하고 화려한 음악과 호화롭고 스케일이 큰 무대, 소품 등으로 오페라 중에서도 대표적인 그랜드 오페라로 손꼽힌다.

 특히 이번에 제누스오페라단이 선보이는 오페라 ‘아이다’는 오페라의 거장으로 통하는 베르디의 작품인데다 유럽 및 세계 각지에서 극찬을 받은 연출자와 지휘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로마 출신의 연출자 도미틸라 발도니는 극적이고 서정적인 상상력을 겸비한 연출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으며 자코모 로프리에노나 지오바니 바르톨리 역시 세계적으로 능력을 인정받는 인물들이다.

 여기에 이탈리아 최고의 성악가들과 국내 최정상급 성악가가 출연, ‘아이다’의 품위를 한껏 높인다.

 프리마돈나에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아이다’의 적임자로 인정받는 파올로 그레고리오와 시모나 베르티니가 출연한다. 시모나만 하더라도 피렌체에서 가장 활약한 음악가에게 선정하는 ‘피오리노 도로(Fiorino d’oro:금꽃)에 선정된 바 있다.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라다메스 역에는 한국 최고의 테너로 통하는 김남두와 이탈리아 출신의 마리오 레오나르디가 불꽃튀는 경쟁을 벌인다. 이 외에 라다메스로부터 버림받는 이집트 공주 역에는 한국 오페라계의 중진인 김순미·김현주 교수가, 에티오피아 왕에는 중후한 외모를 지닌 바리톤 류현승·장유상 두 교수가 출연한다.

 특히 무대장치와 의상, 소품도 볼거리로 한몫을 한다. 이번 ‘아이다’에서는 로마·밀라노 등지의 유명 극장에서 사용됐던 화려한 의상과 무대장치, 각종 소품이 반입됐다.

 오페라 ‘아이다’는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라는 두 고대국가간의 갈등과 전쟁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실제로 베르디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전쟁에 대한 혐오, 그리고 죽음으로도 막을 수 없는 사랑이다. 아이다·라다메스·암네리스간의 사랑이 결국은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죽음으로 끝나지만 베르디는 마지막 2중창에서 ‘모리레(죽다)’라는 단어를 ‘비베레(살다)’로 전환한다. 토마스 만이 ‘마의 산’에서 ‘위안을 주는 미화의 힘’이라고 부르는 이 장면이 바로 ‘아이다’의 진수인 셈이다.

 오페라 ‘아이다’가 갖고 있는 이런 매력들이 결국 성악가들로 하여금 가장 출연하고 싶은 오페라로, 오페라 마니아에게는 반드시 보아야 될 오페라로 만들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