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2일 내수위축과 재고누적 등으로 산업현장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하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외여건이 악화될 경우 기업부실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체감경기 급랭의 원인과 처방’ 보고서에서 재고증가율이 작년 12월 0.3%에서 올 1월 2.1%, 2월 7.9%로 늘고 있고 1∼2월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이 77.7%에 불과하다면서 현장경기가 급속한 하강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기를 주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등 일부 IT산업을 제외할 경우 경기 상황은 더욱 안좋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IT산업 생산이 12.0% 증가한 반면 국내총생산(GDP)의 84%를 차지하는 비IT산업은 5.3%에 그쳤다. IT산업을 제외할 경우 작년 경제성장률도 4.4%로 실제 경제성장률 6.3%와 큰 차이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기를 주도하고 있는 IT산업 종사자가 전체 산업종사자의 5.1%에 불과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기가 좋다고 느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종사자수를 감안, 경기 양극화를 반영한 작년 경제성장률은 5.2%로 실제치와는 1.2%의 차이가 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 연구소는 IT경기가 호전되더라도 이라크전쟁 장기화와 신용카드채와 SK글로벌의 분식회계 등 불투명한 여건으로 인해 향후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수위축과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체감경기 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교역조건 악화로 GDP와 국내총소득(GDI) 사이의 격차가 확대된 것이 체감경기 급랭의 원인이라며 이라크사태 장기화와 유가상승 등의 요인으로 GDP성장률과 GDI 증가율의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따라서 상황이 과도하게 악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경제정책을 집행하고 대내외 여건이 나빠지고 있으므로 경제정책은 경기급랭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전쟁 이후에 대비, 사회 전반의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IT, 디자인, 경영혁신 등 투자확대를 통해 미래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