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벤치마킹]지포스FX3종-서론 및 총평

 분석 : 컴퓨터타임스 김영로(tester@computer.co.kr)

 

 ‘지포스FX’는 엔비디아사가 내놓은 회심의 역작이다.

 이 그래픽 프로세서는 ‘다이렉트X 9.0’에 최적화된 것은 물론 AGP 8배속의 넉넉한 대역폭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도 강력한 프로그래머블 연산 유닛인 ‘셰이더(Shader)’를 앞세워 그래픽을 단순한 3D가 아닌 영화와 같은 수준으로 재현해주는 게 특징이다.

 본격적으로 지포스FX 시리즈에 대해 살펴보기에 앞서 엔비디아가 목표하는 궁극의 GPU는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그래픽 코어로도 불리는 GPU는 지금까지는 그래픽을 처리하는 고정된 회로 덩어리에 불과해 프로그램이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3D 그래픽 API인 다이렉트X 9.0과 오픈GL 2.0 등이 등장하면서 GPU도 이제는 CPU처럼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프로세서로의 변신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과거 지포스하면 먼저 떠올랐던 빠른 3D 구현속도에 매달리기보다는 GPU의 프로그램 능력을 크게 확장시켜 결국 GPU를 CPU와 동급의 프로그래머블 프로세서로 진화시키는 것에 궁극적인 목표를 두기 시작했다.

 엔비디아의 이같은 전략 변화는 우선 셰이더의 프로그램 능력을 대폭 확장하고 보다 복잡한 셰이더 프로그램을 쓸 수 있도록 한 것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엔비디아는 지포스FX의 성능개선을 위해 8개의 픽셀 렌더링 파이프라인 기술을 사용하고 0.13μ 제조공정과 인텔리샘플 기술을 사용하는 등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차세대 그래픽카드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지포스FX기반 그래픽카드 3종의 대략적인 성능과 제품의 특징을 살펴보기로 한다. 특히 보다 정확한 제품의 특징을 보기 위해 이전에 출시됐던 제품은 물론 경쟁사의 제품까지 포함해 비교·분석해 본다.

 

 <총평>

 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속에 출시된 제품이지만 테스트 결과만을 보면 지금 당장 엔비디아사의 최고급형 제품인 FX5800울트가 엄청난 크기와 비용에도 불구하고 경쟁제품인 ATi 레이디언 9700프로에 비해 별다른 장점이 없어 보인다. 워낙 출시가 늦춰진 까닭에 9700프로가 상대적으로 빨라 보이는 면도 없지 않다.

 이같은 사정으로 ATi의 다음 야심작인 레이디언 9800프로와는 더욱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FX5800보다 저렴하면서 3D 성능은 더욱 우수하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지금의 엔비디아 정책이 변하지 않는다면 제조사들의 외면까지 더해져 FX5800은 정말로 값비싸고 공급량마저 적어 마니아들만 쓰는 제품이 될지도 모른다.

 중급형 제품인 FX5600은 테스트결과 지금의 Ti 4200을 완벽히 대신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갖추고 있어 한결 여유롭다. 다만 보급형 제품인 FX5200은 다이렉트X 9.0의 매력을 빼면 기존 제품인 MX440에 비해 뛰어나다고 말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앞으로 값을 내리고 다양한 변종 모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스트를 통해 추론해 본 결과만으로 지금 당장 지포스FX의 성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칩세트 제조사인 엔비디아사는 여전히 그래픽 칩세트 시장과 기술을 주도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사용자들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장만하는 그래픽카드를 지금 당장 제대로 사용하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미래를 위해 몇십만원을 AGP슬롯에 담아두는 이들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출시가 늦어진 것이 너무 늦은 것인지 아니면 미래를 내다본 선견지명인지는 시장과 소비자들에 의해 곧 판가름날 것이다. 과연 지포스FX가 이룬 기술적 성과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 것인지 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