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박기영 순천대 교수

 “출연연은 1개의 핵심 신기술 분야와 1∼2개의 부수 신기술 분야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기능을 조정하되 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기관은 설립 목표를 재검토해야 합니다.”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던 박기영 순천대 기초과학부 교수(45). 그는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연합회가 주최한 ‘출연연 발전과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 참석차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출연연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점차적인 기능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연구성과중심제(PBS)아래에서의 출연연은 기관의 핵심역량을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기보다는 연구비 확보에 급급한 실정”이라며 “기술 진보 속도가 빠르고 기술의 복합화, 융합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출연연이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기관의 비전과 기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PBS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아직 결론을 내진 못했지만 출연연의 역할이나 기능정립과 맞춰 풀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는 박 교수는 “연구비의 배분방식만 달라질 뿐 전체 예산이 더 집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출연연을 IT·BT·NT·ET·ST 중심으로 재편하되 하드웨어적으로 예산이 많이 드는 지방분원을 만들기보다는 소형 연구실 단위로 움직여 기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대학과 협력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방향의 전면개편과 관련해서는 향후 5년 동안 신기술 분야에 총 70% 수준까지 예산을 확대하는 등 새정부가 획기적인 조치를 긍정적으로 검토,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종합적인 연구개발은 과학기술부가 맡되 산업화·실용화 관련 사업은 관련부처가 수행하는 사업책임제가 도입되어야 합니다. 출연연도 연구변화에 쉽게 적응 가능한 소형 전문연구소로 특화 내지 분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박 교수는 “무엇보다도 출연연간 연구인력 유동성을 높여 연구과제에 따른 팀 구성이 서로 다른 연구소 연구원으로도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끝으로 “정부가 국가 전략 신기술 분야에 1조3400억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신기술 한곳에 집중투자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출연연의 비전과 목표를 미래 유망 신기술 개발에 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