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의 하이닉스에 대한 높은 상계관세 부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세계 메모리 시장이 올 3분기부터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전망대로라면 미 정부로부터 높은 상계관세를 부과받은 하이닉스가 오는 3분기에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iSuppli)는 2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반도체산업 콘퍼런스’에서 세계 메모리 시장은 3분기에 지난해 성장폭(6.2%)의 두배 이상인 15%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올해 D램 시장은 20% 이상 늘어나고 이 중 DDR400은 올 4분기에 전체 출하량의 38%에 이르러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델리아 아이서플라이 부장은 “지난해 플래시메모리 시장에서 노어(NOR)형 플래시 매출은 18.2% 감소한 반면 낸드(NAND)형 플래시의 매출은 154% 증가해 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며 “향후 플래시메모리 시장은 인텔과 삼성 그리고 AMD-후지쯔 통합회사(FASL)가 주도하고 인피니온·난야가 새로 진입하는 등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2분기까지는 각종 대외적인 변수로 인해 침체가 예상됐지만 하반기부터 IT경기회복 낙관에 따른 메모리 수요증가로 매출확대가 예상된다”며 “기업회생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 전체시장은 이라크전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당초 예상보다 2%포인트 떨어진 9.8% 이내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11.8% 성장한다고 예측한 바 있다.
아이서플라이 그레그 셰퍼드 부사장은 “이라크전 발발로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한자릿수로 낮아지는 등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며 “만약 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성장률을 추가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셰퍼드 부사장은 또 “앞으로 5년간 세계 반도체산업의 불황과 호황이 거듭되더라도 과거처럼 큰 폭의 변동 없이 연평균 10% 내외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제 반도체 시장이 20∼30%의 고성장으로 전체 전자산업을 이끌던 시대는 지났다”고 평가했다.
아이서플라이는 반도체 시장 전망을 대폭 낮춰 2004년에는 15.2% 성장하나 2005년에는 재고증가와 공급과잉, 가격압력이 동시에 작용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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