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가 서비스 고도화 차원에서 추진했던 사이버운송 사업이 겉돌고 있다. 사이버운송은 전체 육상운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톤 이하의 소형 차주를 인터넷으로 네트워크화해 공차율을 줄이자는 사업이다.
지난 2000년 짐패스 등 중소업체가 선을 보인 사이버운송 사업은 2001년부터 KT·SK·대한통운 등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관심을 모았으나 3년째인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채 존폐 위기에 놓인 것이다.
정경호 대한통운 팀장은 “사업주체인 소형 차주가 대부분 영세하고 인터넷 이용 등 정보화 마인드가 부족해 네트워크화가 쉽지 않다”며 “대기업 사이트에는 화주(물량 제공자)는 늘고 있지만 소형 차주(배송업체)의 이용률은 극히 저조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KT로지스는 지난해말 KT사업부 형태에서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후 이사·지방화물·택배까지 포괄하는 전국 운송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기존 소형 차주를 협력사로 끌어들이지 못하면서 성과가 부진해 부가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네트럭’이라는 이름으로 회원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SK도 자사 통신 인프라를 이용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는 자신감을 보이지만 화주에 비해 소형 차주의 가입과 이용실적은 미미한 상황이다. 대한통운도 ‘웹트럭’을 선보이고 인터넷과 이동전화·GPS단말기를 통해 화주와 차주에게 차량정보와 운임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지만 소형 차주의 이용률이 극히 낮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국가 물류비는 GDP대비 15% 이상이고 이 중 수송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67.6%며 수송비 중 공차로 운행되는 비율도 38%인 11조6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표> 사이버 운송 시장 규모(업계 추정)
연도 시장규모(원)
2000 1조
2002년 1조2000억
2003년 1조5000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