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T/PCB&NETCON코리아]생산기술 혁신 `기회의 장` 열렸다

 정보기술(IT)경기가 꿈틀대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바닥에서 헤매던 IT산업은 새봄을 맞아 회생의 싹을 틔우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최근 활기를 되찾고 있는 제조산업 동향에서 읽을 수 있다. 경기회복을 직감한 제조업체들은 제조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설비투자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세계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휴대폰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와 같은 모바일 단말기 시장이 급성장하자 본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겠다는 반가운 소식이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는 불변의 진리처럼 최근 수년간의 불황의 골이 깊었다는 점에서 높은 호황의 산이 기대된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개구리가 봄이 되어 뛰어오르듯, 겨우내 메말라 있던 가지에 꽃봉우리가 피어오르듯, 새날을 맞기 위한 제조업체들의 역동적인 몸짓이 보기 좋다.

 오늘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으로 나서면 이 광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8일부터 10일까지 코엑스 대서양관에서는 우리나라 제조산업의 기초가 될 수 있는 표면실장 및 인쇄회로기판 생산장비 및 재료, 부품 등이 소개된다.

 이번 ‘2003 국제 표면실장 및 인쇄회로기판 생산기자재전(SMT/PCB & NEPCON 코리아2003)’은 바로 전자·정보통신기술 경향과 일선 제조업계의 생산기술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전자신문사와 케이훼어스, 리드엑서비션스(Reed Exhibitions)가 주최하고 삼성테크윈·미래산업이 공동 협찬하는 이번 전시회는 1만368㎡ 규모의 전시장에 21개국 396개 업체가 참가해 최첨단 SMT 관련 생산기자재, PCB 관련 생산기자재, 전자부품 관련 생산기자재 등 전자산업 관련 각종 생산기자재가 소개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그동안 서울무역전시장에서 개최되던 SMT/PCB코리아 전시회가 넵콘(NEPCON)코리아를 흡수통합하면서 처음으로 코엑스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전시부스 규모에서도 전년대비 30% 가량 확대됐고 해외 바이어들이 대거 초청된다는 점에서 수출 루트 개척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넵콘코리아는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넵콘 시리즈의 일부로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전시주최자 리드엑서비션스가 주최하는 전시회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회는 넵콘 전시회 통합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상승효과뿐만 아니라 리드엑서비션스의 업무협조로 적지 않은 해외 바이어들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시회 기간에는 세계 최신 기술정보를 소개하는 기술세미나 행사가 함께 열린다.

 코엑스 3층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리는 올해 기술세미나에서는 한국마이크로전자 및 패키징학회, 한국마이크로조이닝협회(KMJA), 전시회 참가업체 등이 전자산업 관련 최첨단 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인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전시회는 특히 SMT와 PCB로 양분됐던 지난 1, 2회 전시회 때와는 달리 SMT 관련업체의 참여비중이 높아 그 어느 해보다 세계 SMT기술의 경향과 SMT 관련 최신장비들을 집중적으로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특히 경기침체가 본격화됐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 제조업체들의 설비증설과 맞물려 SMT장비에 더욱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품작 중 대표적으로 눈에 띄는 것이 SMT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칩마운터. 국내를 대표하는 미래산업과 삼성테크윈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칩마운터업체들이 표면실장디바이스(SMD)의 마운팅 속도 ‘0.1초의 벽’을 깬 신제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0.1초의 택타임이란 1분에 600개의 SMD를 실장할 수 있는 속도를 말하는 것으로 세계적인 칩마운터 기술 수준의 상징이다.

 국내 업체들은 ‘삼성-미래’ 두 선발기업과 남양전자 등 중견 칩마운터업체들이 초소형 칩부품을 고속실장할 수 있는 최신 장비를 내세워 야마하·주키 등의 일본업체 및 유럽산 칩마운터업들과 자웅을 겨루게 된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일반 칩부품은 물론 이형 및 대형 부품, 특수부품까지 비슷한 속도로 장착할 수 있는 국산 다기능 칩마운터도 일반인에 공개된다.

 PCB분야에는 첨단 다층PCB(MLB) 및 빌드업기판, 플렉시블PCB 생산에 필요한 각종 핵심장비와 부자재류가 총출동한다. 이에 따라 최근 이동통신단말기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를 중심으로 경기가 호전돼 한껏 고무된 PCB 제조업체들의 교체 내지는 신설투자용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에는 또 SMT·PCB는 물론 이와 제조공정이 유사한 LCD·PDP 등 디스플레이 관련 제조장비들도 대거 출품될 예정이어서 SMT 및 PCB 제조장비업체들에도 새로운 신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각종 제조라인의 수율과 직결된 최첨단 검사장비류도 대거 출품돼 그야말로 IT 제조업에 관한 모든 장비와 부자재류가 충동원, 2만여명으로 추정되는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반도체와 LCD를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본격적인 경기회복기와 맞물려 열리는 이번 ‘SMT/PCB & NEPCON 코리아2003’은 여러가지 면에서 국내 관련 산업의 증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고부가가치 SMT 및 PCB, 그리고 전자부품 생산을 유도함으로써 관련업계의 국가경쟁력 제고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과 외산의 생산기자재가 상호 비교전시됨으로써 해당 제조업체들에 고품질의 최신 생산재를 가장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특히 생산기자재의 수준에 따라 품질과 원가가 달라지는 상황에서 국내업체들은 안방에서 최첨단 장비를 비교해봄으로써 장차 설비투자시 결코 적지않은 도움을 얻을 수 있게 됐다.

 고부가가치 SMT·PCB·전자부품 생산에 가장 적합한 신기술 도입 기회도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됐다. 내로라하는 세계 유수의 SMT 및 PCB 생산 기자재업체들이 대거 참가함으로써 최신 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으며, 전시회에서 직접 상담을 통해 최적의 파트너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좋은 장비를 개발해 놓고도 수출선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들은 이번 전시회를 판로확보를 위한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상당수의 바이어들이 방한, 활발한 수출상담을 벌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기술정보의 교류 면에서도 이번 ‘SMT/PCB & NEPCON 코리아2003’은 적지않은 부수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주최측은 특히 이번 전시회 기간 내내 서울무역전시장 2층 세미나실을 활용해 전시회와는 별도로 10여개의 기술세미나를 마련했다.

 국내외 참관객들은 이에 따라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최신 장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각종 기술세미나를 통해 최근의 SMT·PCB 관련 기술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KMJA 주관으로 열리는 8일 세미나는 신동아전자 고민관 이사의 ‘SMT 현장 문제점 및 대책기술’에 대한 주제발표를 필두로 △SMT의 신뢰성 개선방안 △최신 솔더링 기술 동향 △플립칩 혼재실장기술 △솔더범프 형성기술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한국마이크로전자 및 패키징학회 주관의 9일과 10일 세미나에서는 △PCB 최신기술 동향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을 위한 패키징기술 △수용성 세정 기술 △무납 저온실장기술 등이 소개된다.

 이 중 관심을 끄는 것은 환경친화적 공정기술 동향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된 디지털 제어방식의 고주파 유도가열 납땜 인두기 등에 대한 소개다.

 이렇듯 이번 ‘SMT/PCB & NEPCON 코리아2003’에서는 이미 상용화된 ‘실재기술’과 향후 상용화될 ‘미래기술’을 한꺼번에 비교, 소개함으로써 국내 SMT·PCB산업이 한단계 더 도약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