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업체들, 신 모델로 승부수

 출입문 통제(도어록·door lock)에 주로 도입된 지문인식기술이 인터넷뱅킹, 카드 결제 등 금융 서비스로 확대되는가 하면 자판기, 사물함 등 틈새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보안에 대한 인식은 날로 커져가는 반면 출입문 통제말고는 이렇다할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채산성 악화로 몸살을 앓아 온 지문인식 보안업체들이 신 비즈니스 모델로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특히 지문인식기술을 도입한 금융 서비스의 경우 성공여부에 따라 관련 업체들의 매출확대는 물론 지문인식기술 대중화의 단초를 마련할 전망이다. 그러나 검증받지 않은 기술력, 소비자들의 거부감 등 여전히 ‘암초’도 많다.

 ◇신 모델=지문인식기술을 도입한 금융 서비스는 단연 눈길을 끄는 신 비즈니스 모델이다. 특히 업체들은 B2B 사업모델에만 머물던 것을 B2C로 확대하고 있다. 씨크롭(대표 이기덕)은 이달중 LG카드와 함께 지문인식 카드 결제시스템을 전국 LG마트에서 시범서비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지문인식기술을 적용한 무인 대출단말기를 시제품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리얼아이디테크놀로지(대표 김경민)는 지난 1년간 우리은행 고객 3000여명에 제한적으로 실시해 온 지문인식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상반기께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현금자동인출기 등에도 지문인식기술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밖에 지문으로 성인여부를 가리는 담배자판기, 지문인식 사물함, 지문인식 미아방지시스템 등도 속속 등장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빛과 그림자=신 비즈니스 모델은 상용화에 성공하면 생체인식 보안산업의 ‘빅뱅’을 몰고 올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800억원 안팎에 지나지 않은 시장규모가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연매출 규모가 10억원에도 못미치던 개별업체의 경우 프로젝트 하나만 수주해도 단번에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금융권과 소비자들의 뿌리깊은 보수주의는 걸림돌이다. 검증되지 않은 안정성과 투자비용 등을 들어 금융업계가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데다 유교문화에 익숙한 일반인이 지문인식 자체에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생체인식포럼 정용화 책임연구원은 “대외적으로는 테러에 대한 공포로, 대내적으로는 잦은 금융 보안사고로 생체인식 보안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금융 서비스 모델이 성공하면 생체인식 보안기술의 대중화가 급류를 탈 전망”이라며 “하지만 일반인의 거부감도 문제지만 지문인식 인터넷뱅킹과 같은 기술은 아직 대규모 검증절차를 밟지 않은 터라 시행착오로 인해 오히려 업계의 이미지가 흐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