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자센터가 오는 9일 신임 관리단 회장의 총회 인준을 앞두고 잡음에 휩싸였다. 그동안 상가 구분 소유자(매장 소유자)와 실제 매장 운영자 중심으로 구성된 관리단 업무가 센터내 최대 지분 보유자이자 실질적인 건물 소유주인 신원종합개발로 넘어가면서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국제전자센터관리단(회장 이영석)은 층별 구분 소유자 대표가 참여하는 관리단회를 열어 신임 관리단 회장에 김형묵 신원종합개발 이사를, 부회장에 김팽연씨(관리단 감사)와 전영걸씨를 각각 선임했다. 이에 따라 신원은 지난 98년 센터 설립과 동시에 부도가 난 이후 줄곧 센터관리와 운영에서 손을 놓고 있다가 지난해말 원익을 인수합병하면서 다시 센터 운영권자로 복귀하게 됐다. 신원은 현재 센터 건물 지분의 57%, 매장 지분의 12.7%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신원에 대한 상인들의 불신이다. 센터 설립 초기부터 매장에서 장사를 해온 다수 상인들은 수년 동안 상가가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불황에 시달려온 이유를 신원 탓으로 돌리고 있다. 신원이 부도만 나지 않았어도 또는 부도가 났더라도 센터 운영과 활성화에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면 센터가 이 지경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영석 현 관리단 회장은 “그동안 소유 매장의 관리비를 20억원 가까이 체납한 신원이 상가 관리 업무를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신원의 관리단 장악에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정호찬 조합이사장도 “신원의 부도와 함께 센터 상인이 중심을 못잡고 갈팡질팡하던 초기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총회 인준을 남겨놓은 신임 관리단 회장 김형묵 이사는 “총회에서 신원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관리단 자금 운용 및 활성화 계획을 명확하게 밝히겠다”며 지켜봐 달라는 뜻을 보였다.
강남 유일의 전자전문 쇼핑몰이라는 입지조건과 장점을 살리지 못한 채 해마다 내분을 겪어온 국제전자센터가 다시 내홍에 휩싸일지 아니면 새롭게 출발할 수 있을지 다시 시험대 위에 놓이게 됐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사진설명: 신임관리단 회장의 인준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는 국제전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