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비즈 준비도 `세계 2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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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과연 e비즈니스 산업 선진국 대열에 합류해 있는 것일까.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조사를 보면 e비즈니스 준비도를 보여주는 e비즈 발달준비지수(e-readiness)에서 한국은 세계 60개국 가운데 21위로 나타났다. 일본(25위)에는 앞섰지만 미국(1위)·싱가포르(11위)·대만(20위) 등에는 뒤졌다.

 e비즈 발달준비지수는 접속 및 기술인프라·비즈니스환경·e비즈니스화수준·기업문화·법·정책 등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수치로서 향후 e비즈니스 발전의 동력을 수치화한 개념이다. 이 지수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e비즈니스 접속인프라가 세계 최강이라는 것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이다. OECD는 지난해 각국의 e비즈니스 접근환경지수에서 한국이 미국보다는 3배 이상, 영국과 일본에는 4∼5배 이상 높아 접속 및 접근 환경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그런데도 e비즈 발달준비지수 등이 중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e비즈니스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인식부족과 콘텐츠 부족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그 해답은 어디에서 찾아야하는가.

 이코노미스트의 e비즈 발달준비지수 평가 항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부족하지만 다소간의 답이 나와 있다. 미국이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과 융합된 상거래문화의 정착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프라와 함께 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비즈니스 문화가 중요함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즉 우리나라는 앞으로 실제 비즈니스에 온라인을 적용하는 문화적 기반과 콘텐츠 기반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자원부 전자상거래지원과 김준동 과장은 “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문화·사회 전반적 신뢰 등이 기반이 돼야 한다”며 “특히 물류·결제·보안 등 e비즈니스 요소의 미성숙과 법적 문제가 향후 발전의 보틀넥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e비즈 발달준비지수에 따른 순위가 현재의 경제규모별 선진국 순위와는 거의 무관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독일·프랑스는 네덜란드·스위스·스웨덴에 비해 지수 등위가 낮다. 이는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일컬어지는 e비즈니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문화적 토양 형성에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대목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