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위기 금융정보화 발목 잡을까

 ‘카드채 문제, IT업계에 파장 미칠까.’

 카드채 부실문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용카드업계가 강도높은 자구안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자구안에 대한 여파가 스마트카드 도입 등 차세대 금융정보화에 대한 투자 축소로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카드업계는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인력감축·영업점 축소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지만 IT투자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만약 이같은 방침이 투자축소로 이어질 경우 카드업계의 정보화 사업을 추진해온 IT업체들이 연쇄적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를 막기에도 급급한 점을 감안해볼 때 카드채 위기가 해결될 때까지는 신규투자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IT투자도 예외가 아니라고 못박는다.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영업점 축소 등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내놓았다”며 “금융정보화 투자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결국 IT투자축소도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대형 카드사의 경우 통합 고객관계관리(CRM)를 구축하는 데만 500억∼600억원이 소요되는데 이같은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투자확대에 회의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카드사의 대주주인 은행과 카드채를 보유하고 있는 투신권에도 불똥이 튀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금융정보화시장 자체가 꽁꽁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비관적인 예상과 달리 투자계획을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삼성카드의 한 관계자는 “자구계획은 그동안 방만한 운영으로 카드채 위기를 초래한 영업조직 축소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장기 인프라인 금융정보화에 대한 투자 축소는 고려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금융사의 IT투자는 한두달 늦어도 최종적으로 1년정도의 격차가 벌어진다”며 “투자를 늦출 경우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투자를 축소하는 모험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