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시장은 전방 산업의 수요에 따라 시장 수요가 결정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PCB 산업의 특성상 범용이 아닌 특정 수요자에게 맞춤형으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점에 비쳐볼 때 지난해 3∼11월까지 북미 PCB 수주대비출하(BB)율은 0.9∼1.0 사이를 오갔다.
이처럼 PCB BB율이 1.0 이하를 기록한다는 것은 출하에 비해 수주가 증가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같은 추세는 올들어 미국 IT경기회복 지연과 이라크 전쟁 여파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PCB 산업환경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실제 세계 PCB시장은 2000년 418억달러로 최정점에 도달한 이후 2001년 415억달러로 떨어지는 등 내리막길로 들어서고 있다.
결국 IT 인프라 구축으로 초고다층 기판을 중심으로 한 고가제품과 휴대폰용 빌드업 기판, PC시장의 메모리모듈용 기판, 패키지 기판 등 제품군이 PCB 산업을 견인해왔는데 이들 시장이 위축되면서 침체국면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휴대폰용 기판의 경우 중국 휴대폰 물량 감소와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가격경쟁을 무기로 삼은 중국 PCB 업체들의 틈속에서 매출이 떨어지는 등 정체국면에 빠져 그야말로 우리나라 PCB 산업은 총체적인 난국을 맞고 있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PCB 산업에 한줄기 희망으로 다가오는 것은 디지털가전용 기판과 휴대폰용 연성기판 시장이 성장세에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가전 기판은 아날로그 가전 교체 수요가 점차 발생하는 데 힙입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경성기판과 달리 변형이 자유로운 연성기판은 휴대폰 소형화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연성기판의 경우 3차원적 배선이 가능하고 애플리케이션 제품이 디지털카메라·디지털캠코더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어 고속성장 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휴대폰시장이 비록 지금은 위축됐지만 하반기부터 다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PCB 장비 업체들은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들 시장을 겨냥, 고성능의 장비를 선보인 가운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산업은 자동 방전 기능을 갖춘 PCB 자동검사기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판의 잔류 전류를 제거해 측정값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보다 향상시켰다. 또 인터넷을 통해 측정결과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정기적인 검사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다. 특히 PC카메라를 이용해 원격지에서 장비의 이상유무를 영상으로 확인하고 조치할 수 있다.
반도산업은 이중 테이블 구조로 된 반자동 스크린 인쇄기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이 제품은 기존 인쇄기에 비해 기판 2장을 동시에 인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SMC는 75㎛까지 회로선폭을 가공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수세력을 3배 강화한 도금 및 에칭장비를 선보이고 있다.
이오테크닉스는 이산화탄소 레이저 빔의 크기를 80㎛에서 50㎛로 줄여 기판의 회로집적도를 2배 가량 높인 레이저드릴 머시닝센터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세호로봇산업은 PCB 홀가공용 CNC드릴머신을 개발, 최근 삼성전기 등에 납품하는 등 시장진입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제품은 주축 최고 절삭회전수가 15만vpm으로 직경 100㎛의 홀을 가공할 수 있으며 테이블은 분당 45m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한송하이테크는 MLB 제조공정의 핵심장비 중 하나인 오트트리밍 인라인시스템을 개발, 일본 등 수입산 대체에 나섰다. 로딩머신·코너라운드머싱·고속트리머·스탬핑머신·두께측정기 등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스크랩 제거 등 일부 공정을 일괄적으로 자동화해 생산성을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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