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택배서비스 이용가격이 물량에 따라 박스당 최저 2500원까지 하락했다. 올들어 택배 발생 물량이 기대치를 훨씬 밑돌고 있는 가운데 택배 업체별로 물량확보를 위해 앞다퉈 가격인하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택배 박스당 2500원은 지난 200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당시 대형 및 중소 택배업체가 난립한 가운데 우정사업본부의 우체국 택배까지 가세하면서 택배 단가는 한때 2500원선까지 하락한 바 있다.
대한통운·한진·현대택배·CJGLS에 따르면 현재 TV홈쇼핑 등 대형 기업 고객의 물량을 중심으로 택배서비스 이용가격이 지난해 동기대비 평균 10% 하락하면서 올 1·2월까지 평균 3000원대 초반을 유지했던 가격이 2000원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특히 물량이 많은 인터넷쇼핑몰과 TV홈쇼핑 업체는 택배업체의 과열경쟁으로 박스당 2500원까지 제안받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 다단계업체 등 택배업체의 주 고객인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부진이다. 이들 업체에서 나오는 물량이 줄어들자 택배업체의 물량확보 경쟁이 가열되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곧바로 가격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물량이 큰 몇몇 대형 기업 고객은 대량의 물량을 무기로 노골적인 가격인하를 요구해 택배가격을 최저 수준까지 낮추게 만들고 있다.
아주택배 사업본부장 조경철 이사는 “지난해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지점과 택배 차량을 확보하느라 막대한 비용을 들인 택배업체 입장에서 볼 때 설비를 놀리는 것처럼 손해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가격을 낮춰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그나마 손해를 덜 보는 것이기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대형 택배업체에서 중소 택배업체까지 앞다퉈 대형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전국에 지점을 확보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