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도전한다]알티베이스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벤처의 전형을 우리가 보여준다.”

 메모리인DB 분야의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알티베이스(대표 김기완 http://www.altibase.com)가 기업 설립 4년만인 올해 100억원 규모의 매출 달성 목표를 세우고 국내 소프트웨어 분야의 새로운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 단일 품목으로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다면 절대 작은 수치가 아니다. 직원 4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알티베이스는 지난해 60억원 매출에 20억원 흑자라는 경영실적을 이루며 이미 저력을 보였다. 2001년도 매출이 14억원 수준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알티베이스의 무서운 성장세를 짐작할 수 있다.

 알티베이스의 급성장은 무엇보다 알티베이스가 한 우물을 파고 있는 ‘메모리인DB’ 분야의 시장 성장과 맥을 함께 한다.

 메모리인DB는 보통의 상용DB가 외부에 설치된 디스크 기반으로 운영되는 것과는 달리 메인 메모리 안에 데이터가 상주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일반 디스크 기반의 DB보다 10배 가까운 처리속도를 구현하는 것도 메모리 가동과 함께 작동되는 원리 때문이다.

 현재 시장은 통신이나 증권 등의 분야에서 고객정보관리·위치추적·빌링·인증 등 많은 트래픽이 동시에 몰리며 빨리 처리해야 하는 업무에는 메모리인DB가 상용DB를 능가하고 있다. 물론 DB가 ‘메모리’ 안에서 가동되기 때문에 메모리 용량의 한계에 따른 DB 규모의 한계가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컴퓨팅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예견되는 64비트 기반의 윈도나 리눅스 서버는 메모리를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어 메모리인DB 시장성장의 또 다른 동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메모리인DB시장은 ‘타임스탠’과 같은 외국 업체가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있었지만 알티베이스는 99년 11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국책과제로 개발한 제품 ‘미스터 알티(MR. RT)’를 기술이전 받으며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김기완 대표를 비롯해 10명도 안되는 개발인력이 기술이전과 함께 시작된 알티베이스는 2001년 KT하이텔에 첫 제품(알티베이스 1.0)을 공급하며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통신사에 주로 납품되는 삼성전자의 통신장비에 아예 내장돼 판매되고 있으며 대신증권·대우증권·SK텔레콤 등에도 다수 공급됐다.

 특히 제품이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사의 통신장비(홈로케이션 관리, 데이터로케이션 관리 서버 등)에 이미 포함된 만큼 인도네시아·일본·베트남·중국 등에는 이미 제품이 수출된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자체 수출에 대한 계획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알티베이스는 최근 알티베이스 3.0 버전을 출시했다. 알티베이스 3.0은 위치추적기능을 비롯해 인증프로토콜인 엘답(LDAP), 복잡한 요구를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고도화하는 등 2.0 버전보다 성능이 개선됐다. 특히 상용DB에 익숙한 현업 사용자들을 위해 사용자환경을 고려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터뷰/김기완 사장>

 “최고의 마케팅은 좋은 제품을 고객에게 파는 것입니다.”

 ‘더딘 길이지만 이것이야말로 정답’이라고 말하는 김기완 사장(41)의 이같은 기업철학은 마케팅이 아닌 기술에서 출발한다. 흔히 국내 벤처가 갖고 있는 한계로 마케팅 부족이 꼽히지만 알티베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김 대표는 그런 지적이 결코 일반적인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본금 10억원으로 시작했지만 제품이 완성될 때까지 2년여간은 정말 고생했죠. 또 시장이 개화 조짐을 보일 듯하니 외부투자나 기업공개 유혹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아이템 선정이 알티베이스 성공의 첫단추였다면 2차 성공요인은 이처럼 기술력에 승부하는 벤처정신이었음을 보여준다. 김 사장을 비롯한 40여명 인력 거의 대부분이 DB 분야의 전문가를 자임하는 엔지니어인데다 제품 개발은 적어도 후속 버전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다는 기업 운영 원칙은 여전히 중요하다.

 김 사장은 “제품을 만들 때 다음 제품을 반드시 만들고, 마케팅과 영업은 협력사를 통해서, 본사는 무엇보다 고객에 대한 사후서비스를 책임진다는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4년간 퇴사하지 않고 어려운 시기를 묵묵히 견뎌낸 전직원들과 성공의 기쁨을 함께 나눌 때가 곧 올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