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회사인 아시아나IDT(http://www.asianidt.com)의 박근식 사장은 요즘 그룹 계열사 사장과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을 설득하러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지금까지 투입인원수에 인건비를 곱해 책정하던 시스템관리(SM) 서비스비용 지급방식을 서비스 품질과 성과를 기준으로 한 서비스수준협약(SLA:Service Level Agreement)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아시아나IDT는 당초 아시아나항공에 SLA를 먼저 적용한 뒤 내년부터 그룹 관계사 전체로 확대하려던 계획을 앞당겨 올해 상반기중 그룹사 전체에 SLA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근식 사장은 “출범 첫해인 올해 좋은 경영성과를 거둬야 하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을 시작으로 상반기중 그룹사 전체에 SLA를 적용할 계획”이라며 “SLA가 단순히 엔지니어를 빼가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점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정보통신(http://www.hist.co.kr)의 고원용 사장도 한진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종전 인력용역 계약 방식의 시스템관리서비스를 SLA 기반 아웃소싱 체제로 바꾸는 데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고 사장은 “시스템관리서비스 대금을 사업평가와 연동시켜, 서비스도 제대로 못해놓고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던 관행을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진정보통신은 이달 1일 한국공항과 시스템관리서비스 부분에 대해 SLA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상반기중 그룹의 계열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SLA를 적용하기 위한 월간 정기협의체도 운영하기로 했다.
대형 SI업체에 이어 중견 SI업체들도 SLA 체계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선진 IT·비즈니스 아웃소싱 계약기법인 SLA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SLA 적용을 통해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임과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서비스 성과지표를 집중관리함으로써 투입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정보시스템 가용성을 높일 수 있는 것도 SLA 체계를 도입하는 주요 원인이다.
한솔그룹에서 분리, 독립한 한솔텔레컴(대표 유화석 http://www.hansoltelecom.co.kr)은 올해 대외 아웃소싱 사업에 무게중심을 두고 연내 SLA 체계 정착을 중점 추진과제로 삼았다. 한솔텔레컴은 아직 초기수준에 불과하지만 IT아웃소싱서비스 고객 3개사를 대상으로 SLA 방식을 적용한 시스템 운영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SLA 적용방식은 ‘시스템 가동률’과 ‘서비스 응답률’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아웃소싱서비스료의 일부를 받지 않는 ‘패널티 적용방식’이다.
한솔텔레컴 유화석 사장은 “현재 기초수준의 SLA단계에 있으나 상반기중 서비스별 세부항목을 추가, 이를 더욱 많은 아웃소싱 고객에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양그룹 계열 동양시스템즈(대표 윤여헌 http://www.tysystems.com)의 윤여헌 사장도 “그룹내 증권·보험 관계사들을 대상으로 SLA 체계를 확대적용해 아웃소싱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동부DIS(대표 이봉 http://www.dis.co.kr)도 최근 KOTRA와 체결한 정보시스템 아웃소싱 계약에서 SLA를 처음 도입해 아웃소싱서비스의 범위와 수준을 명확히 했다.
이런 가운데 산업자원부는 지난 2월에 아웃소싱 수요·공급업체간의 협업문화 조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아웃소싱 서비스수준합의서(SLA)’를 마련하고 하반기부터 이를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용어설명>
SLA=아웃소싱 서비스의 수준을 정량적으로 측정·평가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발생시 책임 등을 명확히 규정한 합의서로 서비스 비용과 직결된다. 아웃소싱 영역에서 공급자와 수요자가 원하는 수준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을 명확하게 정의함으로써 객관적인 능력평가는 물론 수요자의 요구사항과 만족도를 구체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