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미지 <7> 테이블매너를 통해 문화를 읽어라.
불고기를 먹어 본 한 캐나다인 친구는 포크와 나이프로 고기를 직접 썰어 먹는 자신들에 비해 ‘미리 고기까지 잘라 주는 친절하고 평화로운 식문화’를 가진 우리가 부럽다고 했다. 식탁은 가장 쉽게 문화를 접하고 이해하게 되는 실습장이다. 수저를 사용해 이미 차려진 음식을 ‘먹는 것’에 중점을 둔 우리의 식사법은 포크와 나이프, 컵과 접시를 즐비하게 늘어놓고 차례대로 나오는 음식을 ‘즐기는’ 서양식 식사법과는 큰 차이가 있다. 무턱대고 까다롭다거나 다양한 식사도구를 부담스러워하기보다는 테이블 매너속에서 서양인들의 문화를 읽어보자. 색다른 재미와 함께 서양식사를 글로벌 비즈니스의 훌륭한 도구로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서양에서 식사는 단지 먹기 위한 시간이라기보다는 오감을 즐기고 친목을 돈독히 하는 기회의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좋은 음식맛 못지 않게 분위기나 전망, 배경음악, 조명,식기 등도 중요시 여기며 각자 옷차림에도 신경을 쓴다. 천천히 대화를 나눠가며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식사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기분 좋은 이야기를 나눈다. 외국에서 한식접대를 받으면 반갑듯이 서양인에게는 그들의 식사가 편안하다. 이때 이왕이면 전망 좋은 곳, 음악이 있는 곳을 택하는 것이 좋으며 참석자들이 제대로 갖춰 입을수록 정중하고 품위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하지만 과한 향수사용은 음식의 맛과 향에 방해가 되므로 삼간다. 식사 중에 나눌 대화도 미리 생각해두는 것이 좋은데 주로 와인이나 음식, 요리법, 전망 등에 관련된 정보나 인상적인 짧은 에피소드가 환영받는다.
식사 중의 음주는 가볍게 한다. 와인부터 식후주인 브랜디에 이르기까지 모든 술은 한 모금씩 음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술은 어디까지나 분위기용이기 때문에 과음으로 분위기를 깨는 것이 무엇보다 큰 무례로 여겨진다. 원샷을 권하거나 빠른 속도로 잔을 비워버리는 것, 억지로 권하는 것 역시 실례다.
식사 후 예고 없이 2차를 제안하는 것은 자칫 상대의 사생활을 무시한 일방적인 태도로 여겨질 수 있으며 접대의 경우엔 사전에 미리 초대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혀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다. 아무말 없이 슬쩍 계산을 치르는 것이야말로 부담스럽고 불쾌한 일로 여긴다. 테이블매너는 결코 테크닉이 아니다. 문화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상대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