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정보화의 산 증인이자 공로자.’
이달로 창설 12주년을 맞은 국방부 전산정보관리소의 김삼교 소장(55)에게 따라붙는 수식어이다. 예비역 공군대령(공사 20기)인 김 소장은 20여년간의 현역 복무시절 군 정보화사업에 누구보다 강한 집념으로 각종 국방 정보체계의 국내 자체 개발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여기에는 모두가 ‘노(No)’라고 하던 군 정보화사업들을 혼자만 ‘예스(Yes)’라고 밀어붙인 뚝심과 열정, 그리고 상층부의 절대적인 신뢰가 밑바탕이 돼 왔다.
팬텀기를 조종하던 그는 수학분야 재능을 인정받아 발탁돼 지난 81년 공군 자동화방공체계(MCRC) 개발을 위해 미국 휴즈사에서 2년 6개월간 소프트웨어 개발과 체계통합 기술을 전수받으면서 ‘국방정보화’와 인연을 맺었다. 귀국해서 84년부터 MCRC 전산개발실장을 맡아 오산 작전사령부에서 10여년간 장교로서는 유일하게 한 보직, 한 자리에서 근무하는 기록을 세웠다. 사령관들이 바뀔 때마다 MCRC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그를 연신 붙잡아 두었기 때문.
국방부 주관 소프트웨어 개발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95년부터 국방부 정보체계국 체계기획과장으로 재직시 ‘국방정보화 2015 발전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손수레에 컴퓨터를 싣고 주요 장성들을 찾아다니며 국방정보화의 개념을 설파, ‘정보화 엿장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의 진가는 97년 공군 제2 MCRC 사업단장을 맡으면서 또다시 발휘됐다. 당시 핵심 기술의 국내 자체 개발에 대해 주위에서는 우려를 표명하며 미국 기술을 들여올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제1 MCRC 구축 경험을 가진 그는 국내 자체 개발 주장에서 끝까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참모총장도 “오로지 당신만이 가능하다고 했으니, 군생활을 여기에 거시오”라고 말하며 받아들였다.
‘인생의 마지막 과업’이라고 여긴 그는 사업기간 중 부하인 과장과 보직을 맞바꾸는 ‘파격’을 취하면서까지 일을 수행한 끝에 사업기간(42개월)에 거의 맞춘 43개월 만에 제2 MCRC 국내 자체 개발에 성공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2001년 5월 국방부 전산정보관리소장직이 개방직으로 바뀌면서 8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5대 소장직에 오른 그는 ‘정보화 완비 부전필승, 정보화 불비 백전백패’라는 표어를 내걸고 군 정보화에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모두 쏟아 부었다.
“그간 전산정보관리소가 국방 정보체계간에 공유가 안돼 발생했던 ‘정보화 섬’들에 다리를 놓아 잘 소통되도록 하는 동시에, 국방정보 보호의 기본개념을 정립하고 국방 통합정보체계를 위한 표준관리시스템을 개발한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일에 대한 욕심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그는 “미국처럼 우리 나라도 국가 정보화 기술은 군이 선봉에서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며 “정보화 분야에서만큼은 군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더욱 힘써 나갈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글=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