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SW 활성화 운동 `표류` 하나

 인터넷대란 이후 공개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리눅스를 비롯한 공개SW 산업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사업추진주체들이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산업육성 주체간 이견도출이 표면화되고 있으며 다양한 단체들이 제각기 산업육성을 추진하고 있어 힘이 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공개SW 진흥입법 과정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 정보통신부와 한국리눅스협의회는 지난해부터 공개SW 확산을 위해 공개SW진흥법을 입법화하기로 하고 각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조성에 힘써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양측의 추진방향이 엇갈리면서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통부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상용SW 진영의 반발이 심해지면서 공개SW진흥법을 마련하겠다는 당초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는 상태다. 그렇지만 리눅스협의회는 개별적으로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 관계자는 “정부가 공개SW진흥법 입법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의원입법 형태로 이를 추진하기 위해 국회의원들과 접촉중”이라며 “지난해부터 공개SW 확산 붐을 주도해 온 리눅스협의회는 정통부의 행보가 어떻든 결과물을 도출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개SW 확산 움직임에 따라 각종 관련단체가 설립되거나 설립될 예정이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낼 주체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자칫 공개SW 활성화 운동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탁상공론으로 그칠 공산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산하에 공개SW진흥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리눅스협의회와 업계 주도로 발족했던 공개SW포럼이 배제된 채 추진돼 산·학·연 공동으로 추진돼야 할 사업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리눅스협의회 내에는 이와는 별도로 임베디드 분과가 활동중이다.

 또 지난 2월에는 삼성전자·LG전자·현대모비스·휴맥스 등 정보가전 관련기업, ETRI·국립방재연구소·한국건설연구원 등 연구기관, 건국대학교·외국어대학교·중앙대·포항공대·충남대 등이 참여해 정보산업연합회 산하로 ‘임베디드소프트웨어산업협의회(회장 임형규)’를 발족했다. 연합회는 앞으로 동북아 임베디드 SW표준화 포럼을 5월 결성하고 7월에는 한·중·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정산연측은 “임베디드 SW를 포함한 공개SW 산업 전반에 걸쳐 해외사업을 주도하기 위한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같은 포럼 및 단체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기존 임베디드소프트웨어산업협의회와는 차별성을 갖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개SW분야는 말그대로 사공이 너무 많은 형국이다. 실제로 리눅스 전문기업들은 공개SW 관련단체가 늘어나고는 있으나 실질적인 움직임은 모두 미비해 어떤 단체에 참여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정통부측은 “공개SW진흥센터는 한·중·일 협의체 구성이나 관계부처간 업무조율 등 정통부의 각종 정책을 후방 지원하게 될 것이며 업계 주도의 포럼이나 협의회와는 역할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리눅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개SW 확산에 대한 여론조성이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너도나도 관련 모임 만들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며 “정부 역시 실질적인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예산지원과 후속작업에 신속히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