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완성차업계가 ‘탈(脫) 전통산업군’을 표방하며 ‘e모터 컴퍼니화’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북미·유럽·일본 등지의 상위 10개사들이 지금까지 중소 규모의 공장단위로 도입한 관리·구매영역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생산계획·제품수명관리시스템(PLM)·판매영역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몇몇 그룹들은 글로벌 차원의 업무 표준화 및 통합화를 통해 전체 부품협력사들을 단일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공급망관리(SCM), 온라인 구매를 위한 e마켓플레이스, 권역별 공동 네트워크망 구축에도 열심이다. 구조조정기를 맞은 완성차업계의 IT화는 죽느냐 사느냐를 판가름하는 마지막카드로 인식되고 있다.
◇이젠 ‘PLM과 PDM’이다=BMW는 해외법인과 본사 일부에 ERP를 이미 적용했고 도요타, 혼다, 닛산, 르노 등은 각 해외법인에 ERP를 구축했다. GM은 유럽법인에 도입 완료했다. 국내에서는 르노삼성차가 출범당시 단위모듈로 시작한 ERP시스템을 통합모듈로 교체중이며 현대차가 앨라배마 생산공장에 ERP 적용을 위해 PI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베어링포인트 김양환 제조담당 전무는 “완성차업계의 ERP 도입은 대규모 PI를 병행하고 있어 사실상 세계 IT수요를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서는 PLM, 제품관리시스템(PDM) 등 생산 인프라 도입도 잇따르고 있다. 폴크스바겐이 지난 2001년 ERP와 연동되는 PLM을 구축해 가동중이며 다임러크라이슬러 역시 제품개발 및 관리, 생산계획까지를 ERP와 통합시킨 시스템을 최근 도입 완료했다. 국내에서는 르노삼성차가 기구축한 PDM을 엔지니어링 기술 축적 및 교류로 기능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ERP와 SCM 등을 연계해 제품 전체의 공정과정(구매·오더·생산)에서 출하(판매·사후관리) 이후까지를 관리할 수 있는 PLM도 조만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IBM 솔루션 기반의 PDM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1차 협력사들에도 확산시킬 계획이다.
◇공용 네트워크에 동참하라, 탈락하면 죽는다=완성차업체간 정보교환, 부품업체와의 견고한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공용사설망도 구축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 2000년 ‘ENX’ 연합이 설립돼 현재 428개사가 연결된 상태. 완성차업체, 부품공급업체, 국가간 연합기구 등이 참여한 이 사설망은 자동차산업 전체를 대표하는 다중 네트워크 공급이 주 목적이다.
미국 역시 1500개 이상의 업체가 가입된 ‘ANX’가 설립됐으며 일본의 ‘JNX’와 올 1월에 연결을 완료했다. 우리나라에는 완성차 5개사와 1차 부품업체 1000여개, 2차 3000여개, 3차 6000여개사가 참여한 업계 공동의 사설 표준네트워크 ‘KNX’를 통해 현재 EDI, 설계데이터 교환 등의 공동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향후 미국 ANX, EU ENX, 일본 JNX와 연결해 글로벌 데이터망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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