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더 매트릭스

 그동안 비밀리에 진행돼 오던 게임 ‘엔터 더 매트릭스’의 실체가 발매 한 달을 앞두고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매트릭스 신드롬’을 일으켰던 화제의 영화 ‘매트릭스’가 게임으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세계 게임업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게임개발 과정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왔다.

 다음달 15일 영화 속편 ‘매트릭스 리로드(The Matrix Reloded)’의 개봉과 동시에 선보일 게임 ‘매트릭스’는 과연 어떤 게임인가.

 ◇기존 상식에 도전한다=게임 ‘매트릭스’는 게임업계 최대의 실험적 프로젝트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동안 영화를 게임으로 만들 경우 영화스토리를 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게임은 영화의 줄거리와 캐릭터 설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일종의 부산물이었던 셈. 그러나 이번에는 게임을 해보지 않고는 영화를 이해할 수 없는 의외의 상황이 벌어진다. 게임 ‘매트릭스’는 그동안의 상식에 도전장을 내밀고 게임이 영화 후속편 역할을 하도록 구성됐다.

 게임개발사 샤이니엔터테인먼트측은 “게임은 영화 ‘매트릭스’ 스토리의 완전한 한 부분”이라며 “게임을 해보지 않으면 매트릭스 전체 스토리를 경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매트릭스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가 직접 이번 게임 ‘매트릭스’의 대본을 쓰고 게임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영화 후속편을 게임으로 만들자는 것도 비디오 게임 마니아였던 이들 감독형제의 아이디어였던 것이다.

 ◇풍성한 볼 거리=세계 최대 게임공급업체 인포그램즈는 이 실험적인 프로젝트에 2000만달러(한화 250억원)를 쏟아부었다. 그런 만큼 게임은 온갖 볼 거리와 즐길 거리로 넘쳐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게임은 영화속 등장인물(나이오비·고스트)을 중심으로 슈팅과 격투, 비행, 드라이빙 등 3가지 엔진을 혼합 사용해 7가지 임무를 수행하는 3D 액션 게임이다.

 특히 엔터 더 매트릭스 안에 삽입된 게임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한 시간 이상 분량의 미공개 영화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 미공개 영화는 영화속에서는 설명되지 않았던 장면에 대한 속시원한 답을 주는 열쇠가 된다.

 이처럼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아지니 PC게임의 경우 CD만 7장이 들어가는 초대형 패키지가 될 것이라는 시장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영화속 배우들이 직접 게임의 액션을 연기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점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좇아라=모든 실험적인 프로젝트가 그렇듯이 이 게임의 흥행 여부도 그야말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영화관객까지 게임 유저로 끌어들일 수 있다며 흥행 가능성을 점치는 측이 우세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 관객도, 게임 관객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매트릭스’가 게임 마니아와 영화 마니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진기록을 만들어낼지 결전의 날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