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사태로 기업신뢰성이 흔들리면서 직접금융시장이 막히자 지난달 기업 대출이 은행으로 몰려 전달보다 8조1535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사 수신은 SK글로벌사태 및 카드채 부실화 우려 등에 따른 MMF 환매사태로 3월중 사상 최대인 24조7000억원이 감소했다. 반면 은행 수신은 투신사 환매자금 유입 등으로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기업대출은 중소기업대출이 6조1459억원, 대기업대출은 2조76억원 증가하는 등 8조1535억원 늘었다. 이는 전월(1조5000억원)은 물론 1월(6조8000억원)의 증가액보다 월등하게 높은 것이며 특히 SK글로벌사태가 터진 지난달 11∼31일 사이엔 무려 7조원이나 급증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SK글로벌 사태이후 회사채나 CP 발행이 막히자 기업들이 여유자금을 확보하거나 자금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행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은 법인세 납부 등 계절적 자금수요, 경기부진에 따른 현금 흐름 악화를 우려한 기업들의 자금 선확보 수요 등으로 월중실적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월중 가계대출은 전월(2조7000억원)과 비슷한 2조5000억원의 안정적 증가세를 지속했다. 주택담보대출은 1조원 늘어나 전월(8000억원 증가)에 비해 증가규모가 소폭 확대됐으나 마이너스통장대출은 전월수준을 밑돌았다.
회사채 발행 프리미엄은 기업 신용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2월말 0.54%포인트에서 지난달말 0.76%포인트로 급상승했다. CP발행도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투신 MMF 수신이 급감하면서 4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3월중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5000억원으로 전월(2조7000억원)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됐으나 1월(-3000억원)보다는 많았다.
주택담보대출은 1조원 증가해 전월(8000억원 증가)보다 많았으나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은 전월 수준을 하회했다.
금융시장의 자금흐름은 투신사 수신이 SK글로벌 사태에 따른 MMF 자금 이탈 등으로 24조7000억원 줄고, 은행 수신은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투신 이탈자금 중 20조3000억원은 MMF 환매였고 은행 수신증가액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11조9000억원으로 대부분이었다.
한편 2월중 총통화(M3) 증가율은 전월(13.1%)보다 낮은 12.6%(잠정)를 기록했고 3월중에는 12% 내외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