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B2B시범사업` 성과분석](2)유통업종

 유통업종 B2B 시범사업은 당초 유통업체 공동 e마켓플레이스 설립을 목표로 진행됐으나 유통업체간 이해관계 대립으로 e마켓 구축이 불발로 그치면서 방향이 전자카탈로그, 문서 표준화, 상품코드 표준화 등 B2B 기반조성 작업으로 전환됐다.

 우여곡절 끝에 유통업종 B2B 시범사업의 핵심과제로 선정된 전자카탈로그 사업은 추진 시점부터 지금까지 2년여가 흐른 2003년 현재,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과제다. 전자카탈로그는 전자상거래시 쉽게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유통정보화의 기반이기 때문에 기업간 거래의 근간인 EDI는 물론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미국, 유럽, 호주에서는 잡화, 의류, 음반 등 제조용품이 수백만건의 전자카탈로그로 등록돼 있는 상황이다. 국제 표준을 준수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국내에서는 각 기업들이 자사 형편에 맞게 제각각 전자카탈로그를 만들어왔다. 따라서 상품정보 데이터베이스가 업체별로 각기 구축·운영돼 왔고 이 때문에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정하기 힘들고 신상품을 취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2001년 6월 식품, 일용품, 문화용품, 의류 등 잡화용품 중심의 전자카탈로그 시스템인 ‘코리안넷(KorEANnet)’이 업종 최초로 개통된 것은 유통업종으로서는 의미있는 사건이다.

 EAN코리아의 ‘코리안넷’ 사업의 핵심은 제조·유통업체가 코라안넷을 통해 신상품 및 변경된 상품 정보를 자동으로 송수신하기 위해 참여업체의 내부 시스템과 코리안넷을 연계하고 해당 업체의 상품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동기화하는 것. 제조업체는 신상품이나 변경된 상품정보를 코리안넷에 단 1회 등록함으로써 원하는 유통업체에 원하는 상품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유통업체와 정보의 재입력 없이 코리안넷으로 동기화된 상품정보를 거래과정 전반에 활용함으로써 거래업체간 효율성 증대 및 비효율적인 업무프로세스 개선 등으로 상당한 비용절감을 얻을 수 있다.

 EAN코리아가 2차연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XML/EDI 시범사업도 결실을 맺고 있다. 유통산업 B2B 기반 구축을 위한 XML/EDI 전자문서 개발과 인터넷 기반의 정보교환 모델 검증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한 것은 2001년 10월부터다. XML은 인터넷에서 이용가능한 국제 표준의 데이터 표현 형식으로 XML을 지원하는 EDI 표준 시스템을 이용하면 수천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변환솔루션 없이도 전자문서 거래를 할 수 있어 EDI시스템 구축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업체별로 제각각이었던 전자문서를 표준화해 통일함으로써 전자상거래 비용절감은 물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더욱이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사 시스템에 XML/EDI 표준을 지원하겠다고 나서 시범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농협하나로마트가 신물류시스템을 구축하면서 XML/EDI 표준을 사용하겠다고 천명했고, 롯데마트 역시 산업자원부 표준을 전제로 자체 시스템 구성을 정비중이다. 삼성태스코도 XML/EDI 표준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최근 산업자원부가 유통업종 시범사업의 결과물인 XML/EDI 표준을 유통부문 EDI 표준 전자문서로 채택, 기업들에 이용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점도 관계자들의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EAN코리아는 전자카탈로그의 국내 유통업계 보급에 초점을 맞춘 ‘제3차연도 유통산업 B2B 시범사업’을 확정지었다. 코리안넷 연계 지원과 코리안넷교육, 훈련 및 커뮤니티 활성화·글로벌 연계 모델 연구 등의 사업이 그것이다. XML 기반의 상품 정보교환 모델의 추가 개발 역시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